대한주택공사가 자체 개발한 공공택지의 공급 시기를 내년으로 대거 연기했다.


주공은 특히 공공택지의 절반가량에 자체 아파트만을 짓기로 잠정 결정했다.


주공 관계자는 8일 "지난 4월 정부의 임대주택정책 개편 방안에 따라 주공도 오는 2012년까지 공공택지에서 평형에 관계 없이 모든 주택을 지을 수 있게 됐다"며 "8·31 부동산 종합대책까지 나왔기 때문에 올해 예정됐던 공공택지 공급을 일단 내년으로 미룬 채 자체 사업으로 진행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주공은 당초 △9월 의왕 청계지구,파주 운정지구,의정부 녹양지구,부천 여월지구 △10월 성남 도촌지구,남양주 가운지구,광명 소하지구 △11월 고양 행신지구 △12월 안산 신길지구 등의 택지를 민간 건설사에 공급할 예정이었다.


공공택지 공급이 모두 연기됨에 따라 주공이 올해 민간 건설사에 공급한 택지는 지난 6월 양주덕정 2지구의 1개 블록에 그치게 됐다.


주공측은 이에 대해 "8·31대책 이후 분양가를 낮추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부응할 수 있는 데다 주공이 수익성 높은 중·대형 평형 아파트를 일반 수요자에게 직접 분양,임대주택 건설 재원을 확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간 건설업체들의 불만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가뜩이나 분양 시장이 침체된 판에 그나마 분양성 있는 택지를 주공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기 때문이다.


A건설 관계자는 "주공이 택지 공급을 내년으로 대거 연기한 것은 노른자위 택지에선 자체 아파트만을 짓겠다는 노림수"라며 "한동안 민간 주택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공이 개발하고 있는 공공택지의 일반 분양 시기도 대거 늦춰질 전망이다.


주공 관계자는 "민간 택지 공급이 내년으로 늦춰진 데다 일부 택지의 경우 사업계획을 새로 짜고 있기 때문에 일반 분양 시기는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