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조사 결과 6개월 후의 경기와 생활형편,소비지출을 가늠하게 해주는 소비자기대지수가 지난달 97.5로 9월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고 한다. 두 달 연속 오른 것으로 국민들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우선 반가운 일이다. 특히 소득수준이나 연령별로도 대부분의 계층에서 소비심리가 개선된 것은 긍정적이다. 생산과 수출 등 실물지표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다,주식시장도 호조를 보이고 있고 그동안 뜀박질을 계속해온 유가(油價)도 안정을 되찾은 데 힘입어 소비자들이 앞으로의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 경기회복을 낙관하기에는 크게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소비자기대지수 상승세가 워낙 미미한데다, 기준치인 100을 밑돌아 앞으로의 상황을 여전히 부정적으로 내다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부문별로도 소비지출(104.2) 한 항목만 겨우 100을 넘었을 뿐, 경기(97.2) 생활형편(98.7) 내구소비재 구매(90.1) 등은 기준치에 못 미쳤다. 게다가 소비심리도 고소득층 위주로 개선된 것은 양극화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소비심리 회복에도 불구하고 투자는 깊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 조사에서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 8월과 9월 연속해서 마이너스를 기록했고,9월 설비투자 추계(推計)지수는 2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난 것만으로도 그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려면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야 하고,이를 위해 무엇보다 기업의 투자가 살아나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소비심리가 아무리 좋아진다 한들 기업의 투자확대를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결국 '반짝 경기'에 머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기업의 설비투자 부진이 앞으로 경기회복의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따라서 오랜만에 소비심리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정책당국은 이 불씨를 살려 전반적인 경기회복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관건은 기업의 투자 활성화이다. 더 이상 실기(失機)하지 않도록 각종 투자규제를 철폐하고,기업가 정신을 훼손하는 정책의 불확실성부터 제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