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 사람들] 박만용 대한골프협회 규칙분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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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골퍼가 프로 골퍼를 가르칠수 있는가.못할 것도 없다.'20세기 최고의 골퍼' 잭 니클로스는 지금도 스윙이 안될때나,시즌초엔 스승인 잭 그라우트를 찾는다.
박만용(73) 대한골프협회 규칙분과위원(남대문 박만용성형외과 원장)도 아마추어로는 최고 경지에 이렀던 골퍼답게 최경주에게 조언을 해준 경험이 있다.
"98년인가요. 일본과 미국무대를 오가던 최경주 프로가 하루는 '박사님,이상하게 스윙이 안 되네요' 하고 물어오더군요. 그래서 만나보니 너무 머리를 고정하는 데만 신경을 쓰는 거예요. 그래서 백스윙 때 어깨 움직임을 따라 자연스럽게 머리를 움직여주라고 말했지요. 10분 정도 내 말대로 하더니 '이제 됐습니다'라고 하더군요."
박 위원은 세계적 프로들도 백스윙톱에서 머리가 30∼45도 오른쪽으로 돌아간다고 말한다.
니클로스 같은 경우는 아예 어드레스 때부터 머리를 오른쪽으로 돌려주는 '헤드 코킹'을 한다.
박 위원은 "스윙 도중 머리를 붙잡아둬야 하는 때는 단 한 번 있는데 그것은 톱에서 다운스윙으로 내려오는 0.1초의 순간"이라고 주장한다.
박 위원은 최경주와 인연이 깊다.
조카 박현덕씨가 전남 완도 수산고 체육교사를 할 때 최경주를 발굴해 골프를 가르쳤다.
최경주가 처음 잡은 골프클럽도 박 위원이 쓰던 제품(윌슨 1200)이었고,최경주가 처음 접해본 골프서적도 박 위원이 내려보낸 것이었다.
박 위원은 전국체전에 나가 최경주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조카의 요구로 최경주에게 퍼트하는 방법을 가르쳐줬다.
박 위원은 "당시 조카가 스파르타식으로 가르쳤는데 골프를 함께한 3명 중 최경주만 성공했다"며 "최경주는 골프입문 후 6개월 연습한 뒤 처음 정규코스(광주CC)에 나가 80타대를 쳤다"고 회고했다.
박 위원은 최근 슬럼프를 겪고 있는 박세리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박세리 프로가 연습장에서는 잘치다가 코스에 나가면 엉뚱한 샷을 날리고 골프 전반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린 것으로 보도되더군요.
기본인 '얼라인먼트'를 체크해보길 권합니다.
니클로스도 스윙이 안 될 땐 가장 먼저 그립이나 어드레스를 점검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얼라인먼트가 잘못돼 있으면 아무리 스윙이 좋아도 볼은 엉뚱한 곳으로 갑니다."
박 위원은 '규칙통(通)'답게 최근 미셸 위 실격사건도 언급했다.
"우리 골퍼들이 규칙 공부를 등한시합니다. 선수라면 하루 8시간씩,한 달간 공부해야 어느 정도 골프규칙을 알게 됩니다."
박 위원은 지난해 코리아CC에서 72타를 쳐 모든 골퍼들이 염원하는 '에이지 슈트'를 기록했다.
그러고도 "골프를 칠 수 있는 날까지 건강하고 에이지 슈트를 밥먹듯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의 '골프 인생'을 부러워하지 않을 골퍼가 있을까.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