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 게임으로 마케팅 전략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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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게임을 활용해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기업이 늘고 있다.
코카콜라 유니레버 등 소비재 기업들이 신상품 출시와 판매가격 변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예상해 영업전략을 세우는 데 컴퓨터 게임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 최신호(14일자)는 수많은 인물이 등장해 각자 주어진 조건대로 행동하면서 진행되는 컴퓨터 역할수행게임(RPG)처럼 만들어진 소프트웨어가 기업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왜 컴퓨터 게임인가
컴퓨터 역할수행게임에는 개성있는 인물이 많이 등장한다.
이들은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조작하는대로 움직여 다른 등장인물을 만나 대화하거나 싸우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변화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디시전파워와 같은 업체들이 역할수행게임의 원리를 적용해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기업들은 신제품 출시와 가격 결정에 앞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미리 점쳐볼 수 있다.
경쟁회사 제품의 시장동향이나 소비자들의 성향을 마치 게임하는 것처럼 조건으로 깔아놓고 일정 시간이 흐른 뒤 등장인물(소비자) 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예상해 본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컴퓨터 게임방식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이유는 실제 소비자들을 상대로 한 시장조사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고 결과를 빨리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특정시장에서 여러번 조사를 실시할 경우 실제 조사는 많은 비용이 들지만 이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입력 조건만 간단하게 바꿔 별다른 추가비용 없이 조사를 마칠 수 있게 된다.
◆앞다퉈 컴퓨터 게임 활용
코카콜라는 디시전파워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마케팅 전략을 바꿨다.
2만8000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시장을 분석한 다음 TV광고를 줄이는 대신 라디오와 길거리 광고판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또 하와이 팜스 등 2개 브랜드의 판매가격을 10% 인상했다.
이 같은 마케팅 전략 변화는 의외의 성공을 거뒀다.
디시전파워는 올해 P&G와 일본 대형 광고회사 덴츠 등 13개 업체에도 이 소프트웨어를 공급할 계획이다.
유니레버는 15만명의 스위스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마케팅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영국 런던에 있는 업체인 유로바이어스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고객이 새로운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와 신상품의 매출 전망 등을 따져보고 있다.
펩시콜라는 컴퓨터 게임과 유사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판매기 배치 전략을 다시 짰다.
이 회사는 넓은 사무실 공간에 한 대의 자판기를 설치하는 것이 여러 대를 놓는 것보다 매출을 15% 더 올리게 된다는 결과를 얻어 북미시장의 자판기 배치 상황을 바꾸고 있다.
포브스는 컴퓨터 게임방식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정확한 조건과 데이터를 입력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