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내린 비가 이파리 위에서 신음소리를 내며 어는 저녁'(도종환 시인의 '겨울나기'중)


은행나무에 매달린 황금빛 은행잎은 가을의 끝자락을 불태우지만 겨울은 어느덧 백화점 전단지에서,가전 매장 진열대에서,화장품 광고에서,길거리 패션에서 성큼 다가서고 있다.


센스 있는 소비자들은 벌써 겨울나기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백화점 할인점 등 유통업계와 화장품?의류?가전업체들도 고객을 끌기 위한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겨울나기 마케팅은 이미 패션매장을 짙게 물들이고 있다.


올 겨울에는 예년에 비해 다소 길이가 짧은 코트가 유행할 것이라는 전망을 앞다퉈 내놓으며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색상은 역시 올 추동 유행색인 '블랙' 계열의 어두운 톤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조언한다.


과거 여성복에서나 쓰이던 소재와 패턴이 남성 코트쪽까지 침범해 들어온다는 것도 올 겨울만의 특징.


장형태 제일모직 엠비오 디자인 실장은 "'겨울 남자'에게는 보온도 보온이지만 멋내기용으로도 코트만한 것이 없다"며 "올 겨울 남성 코트는 양모 100% 일색이던 기존과는 달리 벨벳.스웨이드 등 독특한 질감을 주는 소재들을 활용한 코트가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자로 내려오는 밋밋한 코트보다는 어깨나 허리선을 강조해 '슬림'한 느낌을 주는 것들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따라서 코트를 반드시 정장 위에 덧입어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깨질 것으로 보인다.


셔츠나 니트 위에 수트 없이 코트를 입는 것만으로도 멋진 연출이 될 수 있다.


고유가 영향으로 전국에 내복 입기 열풍이 재연되는 것도 특징.이에 원단 제조 기술의 발달로 두께도 얇아져 입은듯 만듯하면서도 따듯한 내복들이 인기다.


3부,7부,9부 등 소매의 길이도 다양하다.


겉옷의 종류에 따라 맵시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길이의 내복을 입어 주면 된다.


남영L&F,신영와코루 등 속옷 업체들은 기본적인 보온 효과에 기능성까지 추가된 내복 신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화장품 업계에선 초겨울 피부관리와 겨울철 메이크업을 통해 '겨울미인'으로 거듭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 날씨가 차갑고 건조해지면서 피부엔 '건조주의보'가 내려졌다.


혈액순환과 신진대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피지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피부가 당기게 되는 겨울철,건강하고 아름다운 외모를 추구하는 '웰루킹'족이라면 어느 때보다 세심한 피부 관리에 신경써야 할 때.환절기 민감해진 피부일수록 청결한 피부 관리가 중요한 만큼 꼼꼼한 클렌징은 기본.차가운 바람에 하얗게 일어나는 각질 제거는 여성들에겐 필수.여기에 적당한 보습과 주름관리로 피부에 탄력을 불어넣자.'볼륨 업'된 피부엔 어떤 겨울화장이 제격일까.


전문가들은 올 겨울 유행 메이크업 트렌드는 순백의 피부를 돋보이게 하는 '투명 메이크업'과 러시아 귀족의 화려한 분위기가 풍기는 '러시아 럭스'(Russia Luxe) 두 가지로 요약했다.


백화점 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와 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전자전문점에는 이미 지난달부터 전기히터,온풍기,전기장판,전기요 등 겨울철 난방용품이 매장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올 겨울 난방용품은 고유가의 영향으로 연료비가 적게 들거나 전기 소모가 적은 절약형 제품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난방과 동시에 피부미용과 건강까지 챙길수 있는 웰빙 제품 판매도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가전팀 이광철 과장은 "올해는 경기 불황과 고유가로 인해 부분 난방이 가능한 전기장판,전기요,전기히터 등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할인점을 이용하거나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면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전기장판이나 전기요 등 매트류는 기능에 따라 4만원대부터 20만원대 상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참숯과 황토가 첨가된 원단을 사용해 항균,탈취,원적외선 및 음이온 방사 등의 기능을 갖춘 고급 제품은 40만원 이상.전문가들은 난방용품을 고를 때 실내 평수,열효율과 전기요금,안전성 등을 꼼꼼히 따져보라고 조언한다.


인터넷쇼핑몰에는 이색 아이디어 난방용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부분 난방용품 중 인기를 끄는 대표적 제품은 손난로.KT몰은 '주머니속 온정'이란 기획전을 통해 42시간 온기가 지속되는 '레노마 손난로'를 1만7800원에 내놓고 있다.


발열 깔창,핫패드,발열조끼 등도 젊은층에게 인기를 끄는 부분 난방용품으로 꼽힌다.


신발 속에 깔창으로 깔면 6~7개월 동안 발열이 유지되는 발열깔창은 1만9500원 선.몸에 붙이는 핫패드는 12시간 이상 열기가 지속되며 30개 한 세트 가격이 2만4000원이다.


스키 등 레포츠족들의 필수품목인 발열조끼는 12만원으로 다양하다.


아이세이브존은 겨울철 아이디어 상품으로 '이지 온풍 빨래건조기'를 추천하고 있다.


이 제품은 스탠드 옷걸이 형태로 하단에 온풍기가 장착돼 실내에서 사용할 경우 난방효과가 있다.


식품업체들은 호빵,만두,따끈한 죽과 캔커피 등 추억의 먹거리로 겨울철 판촉에 나섰다.


올 겨울은 특히 웰빙 트렌드에 맞춘 신제품이 출시되는 게 특징.삼립식품은 일반 밀가루에 비해 식이섬유가 5배나 높은 호밀을 주 원료로 사용한 '자연애 호밀호빵'을 최근 출시했다.


4개들이 한 봉지에 2000원.기린은 '속이 알찬 호빵'시리즈로 팥,야채,피자,단호박맛 등의 호빵 신제품을 이달 초 내놨다.


한 봉지에 3∼4개가 들어 있으며 가격은 2400원.만두 제품도 겨울철 인기 먹거리다.


해태제과는 '고향 만두'라는 브랜드로 잎만두 찐만두 손만두 등 11가지 제품을 내놓고 있다.


동원F&B는 왕김치만두 새참잡채군만두 새참물만두 새참만두 매운군만두 등을 선보였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