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의 원지 제조업체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원지 가격을 빠른 속도로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라면박스 등 포장박스 가격도 덩달아 오를 전망이다. 10일 한국골판지포장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골판지 포장박스의 표면지 사이에 들어가는 골심지 'K200'의 t당 가격은 지난 9월 초 22만2000원에서 26만5000원으로 오른 데 이어 지난달 21일 29만원으로 인상됐다. 두 달 사이에 가격이 30% 이상 뛰어 오른 것이다. 또 포장박스 골판지의 표면지로 사용되는 라이너지도 지난달 초 38만5000원으로 종전에 비해 13.2% 인상됐다. 올 연초의 라이너지 가격 22만2000원에 비하면 17% 정도 뛴 것이다. 이들 원지 제조업체들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내수침체와 해외수출 부진으로 재고 소진에 어려움을 겪다 올초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며 재고를 줄여왔다. 하지만 출혈 경쟁으로 인해 적자 규모가 커지는 등 경영압박이 심해지자 지난 9월부터 가격 인상으로 돌아선 것이다. 현재 골심지를 생산하는 기업은 신대양제지 동일제지 등이 있으며 라이너지 제조업체는 아세아제지 금호페이퍼텍(옛 조일제지)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신대양제지 아세아제지 금호페이퍼텍 등은 올 상반기에 적자를 기록했으며 동일제지만 소폭의 흑자를 올렸다. 골판지포장조합 관계자는 "당장 이달 말부터 골판지 상자 가격을 25% 이상 인상시키지 않으면 고스란히 그 부담을 뒤집어 써야 할 상황"이라며 "원지업계의 어려움은 잘 알지만 가격 인상폭이 너무 큰 데다 골판지 상자 시장 자체가 위축돼 이 가격을 유통회사들이 받아줄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골판지 원지 제조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출혈경쟁을 하며 가격을 내려온 것을 감안할 때 이제 겨우 바닥을 벗어난 수준"이라고 말했다. 골판지 포장박스 제조업체들은 태림포장공업 한국수출포장공업 삼보판지 대영포장 등이 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