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06년 한국경제 전망' 간담회에서 수출과 내수가 동반 성장하며 최근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져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인 4.8%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경제동향실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3.4분기 민간소비가 4% 늘고 고유가에도 불구, 수출 증가율이 15.8%에 달했다"면서 "하반기 들어 경기 회복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내년에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수출과 내수가 함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위기 이후 세계 IT경기 붕괴와 가계부채 문제 등과 더불어 수출과 내수가 번갈아 급등락, 전체 경기가 2년의 짧은 주기로 큰 폭의 변동을 보였으나 내년부터는 수출과 내수의 동반 강세로 경제가 안정적 성장기조를 회복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기별로는 내년 하반기 성장률이 4.8%로 상반기의 4.7%보다 더욱 높아지고, 하반기로 갈수록 수출은 세계경제 둔화의 영향을 받는 반면 내수가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홍 실장은 또 지난 2년간 내수 회복을 위해 '확장'기조를 유지해 온 정부의 거시정책이 내년에는 잠재성장률 회복과 함께 '중립'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 역시 오를 가능성이 높지만, 여전히 5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와 원화 강세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상승폭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됐다. 내년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소로는 환율 불안이 거론됐다. 홍 실장은 최근 달러가 금리 인상 기조와 함께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GDP의 7%에 달하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규모를 감안할 때 내년 중 금리 인상 행진이 멈추면 달러가치가 급락하고, 반면 원화는 큰 폭 절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경우 수출이 전체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한국의 경우 수출 경쟁력 약화에 따른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고 그는 경고했다. 고유가나 미국 등 범세계적 부동산 버블 붕괴 등도 위험요소로 꼽혔으나, 환율 문제에 비해서는 잠재적 위험의 정도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또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며 "한국은 실제로 지금까지 성장을 통해 분배 상황도 개선돼왔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정문건 연구본부장은 한국의 부동산 상황 및 정책과 관련, "지난 2~3년간 미국의 부동산이 평균 20~30% 오른 것에 비해 한국의 상승률은 전국적으로 평균 3~4%에 불과한만큼, 다른 나라들에 비해 부동산 버블 붕괴의 위험성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8.31 부동산 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내년 부동산 시장은 침체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달 13일 발표된 내년 민간소비,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 4.8%와 6.5%를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수출 증가율은 기존 8.6%보다 0.6%포인트 높은 9.2%로 상향조정했고,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도 62억달러에서 90억달러로 올렸다. 내년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은 모두 3.6%로 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