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알 검출 파동으로 국내에서 된서리를 맞고 있는 김치가 해외에서는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세계적으로 조류 인플루엔자(AI) 공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김치에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 10일 농림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잇따른 '김치 파동'에도 불구하고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김치 수출량은 2만627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6194t보다 81t 늘었다. 이처럼 김치 수출이 늘고 있는 것은 김치가 AI에 효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되고 있는 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영국 BBC방송은 AI에 감염된 닭에 김치추출물을 먹여 치료 효과를 봤다는 강사욱 서울대 교수의 연구 결과를 인용,보도했다. 미국 언론들도 김치의 AI 치료 효과를 집중 보도하고 있다. 한류 열풍도 김치 수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마 '대장금'이 방영되고 있는 대만의 경우 올 들어 10월까지의 김치 수출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늘었다. 그간 김치 수출 실적이 거의 없던 말레이시아에도 지난해보다 2배가 넘는 물량이 수출됐다. 국산 김치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전수 검사 방침도 곧 철회될 것으로 보여 김치 수출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지난해 김치 수출량은 총 3만4827t으로 이 가운데 약 93%가 일본으로 나갔다. 한편 이 같은 김치의 인기에 힘입어 유럽식 절인 배추 요리인 '사우어 크라우트'도 덩달아 특수를 누리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는 "김치가 인기를 끌자 각국마다 유사한 절임 식품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며 "김치가 위생과 안전에 우려가 있는 것처럼 해외에 잘못 알려지면 김치의 자리를 다른 절임 식품에 빼앗길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