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주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참가업체도 관람객도 주인이 아닌 이상한 전시회다." 10일 일산 한국국제종합전시장(KINTEX)에서 개막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05'에 참가한 게임업체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런 불만을 터뜨렸다. 참가업체들은 이번 전시회가 지향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전시회를 함께 만든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가 전시회의 주제를 '오라! 게임의 신천지가 열린다'로 잡았지만 내세울 만한 새로운 게임이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전시된 게임 대부분이 지난 5월 미국에서 열린 게임 전시회 E3에서 공개된 것들이어서 정보가 될 만한 게 많지 않다는 얘기다. 국내 업체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미국 EA,블리자드,마이크로소프트와 일본 닌텐도 등의 동향을 파악하고 이들과 함께 '게임의 신천지'를 보여주려고 했으나 이들이 불참하는 바람에 맥이 풀린다고 푸념했다. 대회 시기가 '신천지'를 보여주기엔 너무 늦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업체 사장은 "E3가 왜 5월에 열리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며 "한 해가 다간 시기에 전시를 하라는 것은 우리더러 돈만 내고 설거지나 하라는 격"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의 흐름을 보여주기엔 너무 늦고 내년의 트렌드를 예측하기엔 너무 이른 어정쩡한 시기의 전시회라는 게 참가업체들의 공통된 지적이었다. 관람객이 아니라 '주최측을 위한 전시회'라는 지적도 과장이 아니었다. 하필이면 나들이하기 어려운 겨울 초입에,그것도 대입 수능시험을 코앞에 둔 시기에 여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이 많이 나왔다. 한 관계자는 "전시회의 '전'자도 모르는 사람이 기획했거나 일단 열고 보자는 식으로 밀어붙인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전시회 참가업체 관계자들은 "볼 만한 게임이 많으면 참가비를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는 새로운 콘텐츠도 없고 관람객 편의도 별로 고려하지 않았다. 참가비가 아깝다"고 수군거렸다. 전시회를 기획하고 조직한 문광부와 정통부 눈 밖에 날까봐 말을 아끼며 분을 삭이는 모습이었다. 임원기 IT부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