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디자인 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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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한 후 태엽을 감으면 마치 심장처럼 뛰기 시작하는 시계는 영원함을 상징하는 예술 작품입니다."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청담동 화이트갤러리에서 개인 전시회를 갖고 있는 스위스 출신 독립 시계제작자 안트완 프레지우소(48·사진).그가 얘기하는 시계의 정의는 남다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100% 수공예 시계는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 아니라 예술품이라는 것.
그가 만든 시계 중 '트루비옹 스리 볼루션'은 가격이 무려 16억5000만원이다.
이 '작품'에는 150여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일반 시계와 달리 600여개의 부품이 사용됐다.
무브먼트들이 움직이면서 중력에 의해 발생하는 미세한 오차까지도 보정한 것이다.
최상급 하이엔드 시계업계에서 '살아있는 피카소'로 불리는 프레지우소의 작품은 일본과 유럽의 왕족과 부호들 사이에서 주문제작 방식으로 팔리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외에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 선을 보였다.
프레지우소는 "가장 독창적이면서도 아름답고,동시에 정확한 시계가 진짜 시계"라며 "나의 열정과 예술혼을 담아 대대로 물려줄 수 있는 명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작품들은 독특하다.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을 가져다 별들을 새겨 넣은 '메테오라이트'는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희망을 담은 작품이다.
또 음력주기를 활용,한 달 동안 시계판의 달 모양이 초승달부터 보름달로 변하도록 만든 '문라이트'는 마치 밤하늘 은하계를 보는 듯한 환상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1957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태어난 프레지우소는 제네바시계학교를 졸업하고 세계적인 시계회사 파텍필립에서 근무했다.
1995년부터는 AHCI라는 회사를 설립,그의 주도 아래 제자들이 연간 400~500점의 시계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그가 직접 제작하는 시계는 1년에 4~5점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