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북핵 6자회담 이틀째를 맞은 10일 참가국들은 지난 4차 회담에서 타결된 공동성명 이행방안에 대한 본격적인 의견조율을 벌였다. 6개국은 이날 오전 9시40분(현지시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2시간 동안 두 번째 전체회의를 열고 공동성명 이행방안에 대한 각자의 구상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각국은 북한이 핵 활동을 중단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관계 정상화 및 대북 지원 내용을 담은 이행방안 1단계 조치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재 가동 중인 영변 5MW원자로 가동 및 재처리 활동의 중단을 뜻하는 것으로,미국은 이에 따른 상응조치로 대북 테러지원 국가 지정을 포함한 대북 제재 가운데 일부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은 이날 공동성명의 내용이 구체적인 실천행동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상호 신뢰구축을 위한 첫 조치로 핵활동의 중단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전체회의에 앞서 "지금 북한 핵시설이 계속 가동되고 있는 것을 적절한 방법으로 중단시키고 폐기로 가는 과정을 어떻게 가속화시켜야 되느냐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북한은 9·19 공동성명 이후 계속 영변 원자로를 가동하면서 재처리를 통한 플루토늄 양을 늘리고 있다"며 "지금은 북한이 원자로의 가동과 핵 재처리를 중단해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그러나 전체회의에서 단계별 핵폐기 이행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채 핵무기 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문제삼은 힐 차관보의 9일 발언을 문제삼는 등 신경전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회의가 이처럼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됨에 따라 북·미 양국이 이번 회담에서 1단계 조치 내용에 대한 의견접근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의장국인 중국은 이날 오후 각국 수석대표들을 초청,만찬을 열고 회담 진행을 가속화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한편 이번 회담은 개막 사흘째인 11일 오후 전체회의에서 의장국인 중국이 회담의 성과를 담은 의장성명을 발표하고 공식 폐막될 예정이다. 북핵 5차 회담 2단계 회의는 내달 속개될 전망이다. 베이징=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