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다이아몬드 거리인 47번가 중간쯤 2층엔'킴스보석'이라는 간판이 눈에 띈다.


'뉴욕 보석시장의 한국인 대부'로 통하는 김남표 사장이 운영하는 사업장이다.


김 사장이 건네는 명함엔 '다이아몬드 딜러스 클럽 멤버'란 표시가 선명하다.


몇 안 되는 한국인 '클럽 멤버'다.


김 사장이 미국에 건너온 것은 지난 1980년. 보석으로 승부하기 위해서였다.


한국에서도 같은 일을 했던 김 사장은 처음엔 '세공'에만 전념했다.


이 곳의 터줏대감인 유태인은 물론 최고 보석상으로 유명한 티파니에서도 주문을 받아 납품했다.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 1주일 걸려 고작 반지 1개를 만든 적도 많았단다.


이 때 쌓은 실력과 신용을 인정받아 그는 '클럽 멤버'가 됐다.


소매판매는 물론 미국 내 47개 가게에 다이아몬드를 판매하고 일본 등에 수출까지 하는 지금도 직원을 두고 세공일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보다 많은 교포들이 일을 배웠으면 하는게 그의 바람이다.


실제 김 사장 밑에서 세공및 영업기술을 배워 독립해 나간 한국교포만도 40여명에 달한다.


가히 '보석시장의 한국인 대부'로 불릴 만하다.


뿐만 아니다.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8년 한국에서 금 모으기 캠페인이 벌어져 한국의 보석상들이 문을 닫을 지경이 됐다.


이때 이들로 하여금 미국에 수출하도록 도와준 사람이 바로 김 사장이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모은 금 등을 미국에서 팔 수 있도록 중개해준 사람도 그였다.


그 후 KOTRA의 초청으로 중소 보석상들을 대상으로 보석 수출방법에 대해 강의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한국 사람들의 세공기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한국인들은 손재주가 뛰어난 만큼 조금만 노력한다면 세계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홍콩이 미국으로부터 원석이나 나석을 사간 뒤 이를 세공해서 되파는 식으로 미국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며 "한국도 부작용이 없는 수준에서 보석 시장 개방을 검토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술이 뛰어난 만큼 가공 후 수출하도록 유도할 경우 고부가가치산업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