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경쟁력이다] (기고) 혁신.집중하는 기업만 생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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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 기술표준원장 >
'기업(생명체)은 살아남기 위해 항상 경쟁을 하고,시장(자연)은 그 중에서 가장 환경에 적합한 기업(개체)만 선택함으로써 성장(진화)과 망함(멸종)이 거듭된다.' 다윈의 '자연의 선택에 의한 종의 기원'을 기업활동에 견주면 시장환경의 변화와 고객요구에 적절히 대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그럴 듯한 시장경쟁의 원칙이 만들어진다.
크라이슬러는 기업경영이 어려울 때 원가계산 방법의 혁신을 이룸으로써 '네온'이라는 신차를 발표하고 회생할 수 있었다.
현재의 생산방법과 원자재 가격,마케팅 비용 등을 감안하여 차값을 산출하는 기존의 원가계산 방법에서 벗어나 고객이 요구하는 차값을 우선 조사한 다음에 그 가격에 신차를 공급할 수 있도록 원가에 반영되는 모든 것,심지어는 생산방법까지 모든 것을 혁신하였다.
주로 저가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파괴적 혁신'의 한 사례다.
자연은 겉으로 나타나는 표현형만을 선택의 지표로 삼기 때문에 유전자적으로 볼 때는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개체들이 선택되는 경우도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남들이 자동차 개발에 전념할 때 어려운 경영여건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탈것을 개발하기 위해 홀로 고민하는 엉뚱한 기업이 있다.
그들은 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시장을 꿈꾼다.
금년 한 해 경제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블루오션(Blue Ocean)전략이다.
비교 상대가 없는 차별화와 저비용을 동시에 추구해 경쟁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부전이굴(不戰而屈),즉 싸우지 않고 적군을 굴복시키는 손자병법이다.
질레트는 면도날 생산공정에 필요한 센서 하나를 개발하는 데 2억달러를 투자하고 29개의 특허를 땄다.
질레트는 하잘것없어 보이는 면도날 생산을 위해 남들이 흔히 사용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응용한다.
그래서 질레트를 신기술 응용의 선구자라고 평가한다.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일,경제적으로 도움을 주는 일,깊은 열정을 가진 일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살아남기 위한 노력은 기업뿐 아니라 정부도 한다.
우리 정부도 주력기간산업과 미래성장동력 산업의 기술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통하여 우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강화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2000년 이후 7500여 벤처기업의 창업을 돕기 위해 1조7000억원을 지원했다.
이들 업체 중 45%는 자기 기술이 세계최고기술과 동일수준, 7%는 세계 유일한 기술이라고 자신의 기술력에 자신감을 나타낸다.
외국에는 없는 우리 고유의 산업정책도 있다.
기업이 개발한 신기술제품을 정부가 인증하고 사업화를 지원하는 신기술실용화촉진사업이다.
기업이 자금 인력 시간을 제품개발에 투자하는 것은 크나큰 모험이지만 인증제품은 국내외 전시회에 출품하고,공공기관에서 우선 구매하는 등의 방법으로 시장개척 성공가능성을 예측할 수 없는 죽음의 계곡을 정부와 기업이 서로 도와가며 손잡고 넘어가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인증제품 매출은 56%,수출은 43%가 증가하였다.
인증제품을 개발한 업체들의 총매출 규모는 약 10조원에 달하면서 전년대비 26% 증가하는 실적을 나타냈다.
내년에는 인증제품의 신뢰도를 더욱 높이고 기술개발업체가 이 제도를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 신기술인증제도와 지원제도가 전면 개편 정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