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키 크고 날씬하면서 잘생긴 사람이 봉급을 5% 더 받는다'는 기사를 봤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말콤 글래드웰의 신간 '블링크-첫 2초의 힘'(말콤 글래드웰 지음,이무열 옮김,21세기북스)은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무의식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순간적으로 판단을 내리는데 이 때 외모가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블링크'는 첫눈에 사람을 알아보는 그 순간,혹은 긴박한 상황에서 일순간에 통찰력으로 판단하는 것에 관한 책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고 '보랏빛 소가 온다'의 저자 세스 고딘이 '2005년 화제의 책'으로 꼽았다. 저자는 '순간적 판단은 우리의 무의식이 그동안 축적되어 있던 전문 지식과 경험을 종합해 내놓은 결과이며 경험과 지식을 쌓고 순간 판단을 훈련하면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또 무의식은 외부의 영향을 쉽게 받기 때문에 순간의 판단을 할 때는 편견에 휩싸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소비자가 브랜드나 디자인에서 느끼는 첫 느낌과 순간의 판단이 어떤 선택의 결과를 낳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무의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면 소비자의 내면 세계를 알아내어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도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시장 상황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고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진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조사와 마케팅 기법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할 수 없는 마케팅 난제가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이 난국을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첨단을 달리는 마케팅 기법과 두꺼운 분석자료일까? 그 해답은 지식과 함께 통찰력을 가진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천부적인 이야기꾼이라는 말콤 글래드웰의 명성은 이 책에서도 유감 없이 발휘된다. 허먼밀러의 에어론 체어,코카콜라의 뉴코크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마케팅 사례와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인물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그의 이야기 엮는 솜씨에 감탄하며 독자들은 단숨에 책을 읽어 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352쪽,1만3000원. 이장우 이메이션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