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11일 우울한 창당 2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영등포 당사 앞마당에서 조촐하게 치러진 기념식에는 작년에 했던 공로상 시상도 없었고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도 없었다. 기념식장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원기 국회의장이 보낸 화환 두 개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고 참석자 200여명의 표정은 하나같이 침울했다. 올 들어 두 차례 실시된 재·보궐 선거에서 27전27패의 참패를 당해 지도부가 총 사퇴한 당의 사정을 여실히 보여줬다. 조배숙 집행위원이 읽은 '국민에게 드리는 글'은 시종 반성과 사과가 주를 이뤘다. "바다는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가라앉힐 수도 있다는 진리를 저희는 절감하고 있습니다" "자만심에 빠져 무사안일에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닌지,지나친 도덕적 우월감에 사로잡혀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는 데 소홀한 것은 아닌지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내년 2월 전당대회까지 임시 지도부를 맡은 정세균 의장은 '새로운 전진'을 다짐했지만 힘이 실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