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이 12일 고위관리회의(CSOM)를 시작으로 공식 개막된다. 기업인자문회의(ABAC) 투자환경설명회 합동각료회의 CEO(최고경영자)서밋회의가 잇따라 열리는 부산APEC 기간 중에는 21개국 정상과 정부 대표 및 민간 대표단 5000여명과 해외취재진 1000여명 등 모두 6000여명이 부산을 찾는다. APEC행사를 준비해 온 정부는 물론 기업들은 VIP들에게 한국의 전통 이미지와 첨단 기술력을 동시에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상용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단말기를 정상들과 고위 관료들에게 지급,정보기술(IT)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과시한다. KT와 SK텔레콤은 이동 중 초고속 무선인터넷 이용이 가능한 와이브로 서비스를 시연하고 위성DMB 단말기 등을 통한 미래형 유비쿼터스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KT는 BEXCO(부산전시·컨벤션센터) 내 미디어센터에 '와이브로 라운지'를 마련,해외 취재진과 APEC 행사 참가자들이 움직이면서 인터넷을 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미디어센터에는 한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PC 온라인게임 5종을 선보이기 위한 게임라운지도 설치됐다. 회의장 곳곳과 정상들이 묵는 숙소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디지털 TV 등 전자제품이 배치됐다. 삼성전자는 80인치짜리 초대형 PDP 등 다양한 크기의 PDP TV 42대를 설치했으며 LG전자는 정상들이 머무르는 숙소에 50인치 고화질(HD)급 PDP TV를 배치했다. 첨단 분야의 기술력 못지않게 한국전통 문화를 알리려는 노력도 병행된다. 21개국 정상이 19일 2차 정상회의장에서 마지막 회의와 오찬을 마치고 귀국하기 전 기념촬영을 할 때 입는 두루마기는 이영희한국의상 등 3∼4곳이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전통미를 최대한 살린 두루마기는 형형색색의 고급 비단을 소재로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심플한 디자인으로 결정됐지만 구체적 모양과 색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APEC에 참석하는 정상들의 치수는 각국에 있는 한국대사관에서 파악했다. 정상들의 식단에 올려지는 식기세트는 한국도자기가 십장생 무늬를 새겨 제작했고 누리마루와 BEXCO 정상회의장을 장식한 벽지는 한국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고려청자에 담긴 당초문과 단청무늬로 새겨넣었다. 18일 정상만찬 때 쓰일 건배주로는 전통 상황버섯 발효주인 '천년약속'으로 결정됐다. 알코올 함유(12%)가 포도주와 비슷한 데다 누룩이나 효모 대신 버섯균사체를 이용해 맛과 향이 부드럽고 깨끗하다. 한편 이날 개관식을 갖고 오는 20일까지 운영에 들어간 국제미디어센터에는 국내 30개사 해외 39개사 등 69개 언론사들이 130개의 부스를 신청,치열한 취재경쟁을 벌이게 된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