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국내 증시는 코스피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 코스닥지수 640선 회복 등의 기록을 남기며 뜨겁게 달아올랐다. 코스피지수는 옵션만기일에 대한 부담이 사라진 가운데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어 한 달만에 다시 사상 최고점을 갈아치웠고 코스닥지수도 시가총액 1위인 NHN을 앞세워 10일 연속 상승장을 이어갔다. 정보기술(IT)주를 앞세워 국내 증시는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다음주는 상승에 따른 피로감으로 쉬어가는 장이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 유가증권시장 = 이번 주 코스피지수는 1,222선 근방에서 출발, 주초 한 차례의 소폭 조정 뒤 옵션만기일의 부담을 딛고 연 나흘 상승, 결국 한 달만에 다시 사상 최고점을 뚫는데 성공했다. 특히 가장 큰 지수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지난 1년여간 진행된 랠리과정에서 대부분 기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기술주들이 다소 개선된 IT 경기전망과 외국인의 매수 재개를 토대로 강한 흐름을 형성, 향후 시장전망을 조금 더 낙관적인 방향으로 바꿔 놓았다. 글로벌 경기의 최대 변수중 하나인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인 점, 수급면에서는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세와 더불어 외국인 투자동향의 핵심 지표인 한국관련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지난 한 주 21억8천6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점도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증시 전문가들도 대체로 다시 고점 경신이 이뤄진 점과 시장 주변여건을 고려할 때 10월 초순부터 시작됐던 조정장세가 완전히 마무리되고 다시 상승추세의 재개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지수가 2주만에 저점에서 100포인트 이상 급등한 점, 지수를 최고점으로 끌어올린 주동력이 프로그램 매수세인 탓에 매물화를 항상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매수차익잔고가 1조6천억원대에 이르는 점 등을 들어 변동성의 심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코스피 지수의 20일 이격도(주가와 이동평균선간 괴리 정도로 100%가 넘으면 현 주가가 이평선을 웃돈다는 의미)가 평균 고점수준인 105%대에 진입하는 등 기술적 지표들도 '속도조절' 가능성을 시사하는 징후로 꼽힌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증시의 체질강화로 매수차익잔고의 최대 누적 가능규모가 종전 1조3천억원대에서 1조7천억∼1조8천억원 규모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도 "선물 베이시스 악화시 매물이 늘면서 단기 조정을 보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한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상승 추세 복귀-단기 조정 가능성'으로 요약되는 현 상황에서는 시장의 단기 변동을 추종하는 매매보다 거시 경제 환경의 개선, 양호한 국내외 유동성 환경을 바탕으로 좀 더 긴 안목의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연구위원은 "매수차익잔고와 이격도 확대 등은 충분히 고려돼야 하지만 추세적 관점에서 상승 기조가 재정착된 만큼 긍정적 시장접근이 필요해 보인다"며 "최고 1,320포인트인 4.4분기 지수전망을 유지하며 새 주도주로 부각되고 있는 IT주 중심의 확대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코스닥시장= 이번주 코스닥시장은 10일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3년4개월만에 다시 640선에 올랐다. 여기에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계속된데다 시가총액 1위인 NHN이 시장을 이끌면서 다른 업체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코스닥 전문가들은 다음주에는 상승에 따른 피로감으로 인해 쉬어가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화증권 이영곤 애널리스트는 "다음주에는 지수의 상승탄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급등한 종목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주변 종목으로 순환매가 형성될 수 있으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일부 테마종목들은 추가 조정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면서 "다음주 코스닥지수는 620~650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신동민 애널리스트도 쉬어가는 장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코스닥지수가 사상 최저치였던 작년 8월2일(320.54)과 비교하면 이번주에 지수가 두 배로 높아졌다"면서 "10일동안 쉬지 않고 올라온 것을 고려하면 다음주는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IT 종목의 4.4분기 실적 기대감 ▲코스닥 종목에 투자하는 중소형펀드 설정 등 기관의 매수 여력 증가 ▲기술주의 글로벌 강세 등을 이유로 연말까지는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김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