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말부터 아파트 발코니 구조변경이 합법화됨에 따라 '발코니 트기'에 대한 입주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새 아파트 입주 예정자라면 시공사들이 제시하는 공사 가이드 라인을 참고하면 되지만 기존 아파트 입주자들은 막상 발코니를 튼다고 해도 어떻게 터야 좋은 것인지,또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등 고려해야 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여기에 건설교통부가 발코니를 트는 데 지켜야 할 복잡한 화재 안전기준을 제시함에 따라 발코니 공사를 계획하고 있는 입주자들의 고민거리가 더 늘었다.




발코니 트기 공사는 실주거공간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지만,통상 2주 정도 걸리는 대공사인 데다 비용도 만만치 않아 무조건 공사를 하고 보자는 식의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리모델링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공사비용 등 발코니 확장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30평형 거실 확장 기본 비용만 360만원 선


최대 관심사인 공사비용은 시공업체와 자재 선택 등에 따라 크게 차이나지만,리모델링 전문업체를 통해 30평형대 거실 발코니를 튼다고 할 때 통상 36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든다.


여기에 포함되는 공사는 창호(이중창) 설치,바닥 단올림과 천장 단내림,바닥 난방,벽 마감 등이다.


또 도배와 바닥 마감재 비용까지 고려하면 총 공사금액은 400만원 가까이로 늘어난다.


더욱이 이중창 대신 공간 활용이 뛰어난 시스템 창호를 설치할 경우 100만~200만원의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안방과 자녀 방 등 방 두개를 확장하는 비용은 300만원씩 총 600만원이다.


안방과 자녀 방은 단열벽 설치가 일반화돼 있어 평수 차이로 인한 비용에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안방은 프라이버시 문제 등으로 통상 발코니 확장을 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거실과 방 한 개를 확장하는 공사를 상정하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3베이 구조의 30평형대 아파트 발코니를 터서 거실과 방 한 개를 확장하려 할 경우 공사비용으로 700만원 정도 잡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방화유리 설치 비용 부담되네


이 같은 기본 공사비 외에도 화재 안전기준을 맞추기 위한 추가 공사비용이 필요하다.


건교부 방침에 따라 발코니를 틀 때 90cm 높이의 방화벽 또는 방화유리 설치,불연 바닥마감재 사용,대피공간 마련 등을 의무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아직 정확한 공사비용을 추산하지 못하고 있지만,고급 방화유리의 경우 가격은 ㎡당 40만원 정도다.


앞면 발코니 길이가 12m 정도 나오는 34평형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면 전체 발코니 확장시 10.8㎡(높이 0.9m×폭 12m)의 방화유리가 필요해 432만원의 공사비가 들어간다.


거실 쪽 5~6m 정도만 확장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방화유리 대신 불연소재의 방화판을 세우면 공사비용은 100만원 이하로 줄어들지만 미관상 좋지 않고 조망권을 침해받는 단점이 있다.


발코니까지 살수 범위가 미치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는 아파트라면 방화판이나 방화유리를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


대피공간 마련을 위한 방화문 설치에 드는 비용은 50만원 이하로 생각하면 된다.



◆공사기간은 최소 2주 정도


발코니 트기는 생각만큼 간단한 공사가 아니다.


발코니 단을 마루 높이로 올리기 위한 시멘트 공사에만 3~4일(겨울철에는 1주일)이 걸리는 등 최소 2주 정도의 공사기간이 필요하다.


소음과 먼지 등으로 집을 비우지 않고는 공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아예 집을 비운 상태에서 발코니 트기 공사와 함께 거실과 침실의 리모델링 공사를 함께 진행하는 사례가 많다.


공사기간에 하루 5만원 정도를 주고 잘 수 있는 렌터하우스를 제공하는 LG데코빌 등 리모델링 전문업체의 고객 편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