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컴퓨터가 프린터 잉크 가격 파괴에 나선다. 경쟁사 제품 1개를 살 수 있는 돈이면 델 제품을 2~3개 살 수 있을 정도로 파격적인 가격공세를 펼친다. 이에 따라 그동안 델이 주도해온 정보기술(IT) 제품 가격파괴 바람이 PC와 서버에 이어 프린터 잉크로 번지게 됐다. 미국 델컴퓨터의 한국지사인 델인터내셔널의 김진군 사장은 최근 "당초 예정보다 약간 늦은 내년 초께 기업용 프린터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며 "초기엔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복합기 중심으로 제품을 들여와 공략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경쟁사는 델의 프린터 가격에도 놀라겠지만 잉크 가격 파괴를 더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는 말로 프린터보다 잉크 가격을 더 파격적으로 낮출 것임을 시사했다. 김 사장은 "델은 일본에서도 프린터 잉크 다량구매고객에게 대폭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펼쳐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잉크 토너 등 소모품은 끝 없이 돈을 빨아들인다는 뜻으로 '물 먹는 하마'에 비유되곤 한다. 프린터 업체들은 프린터보다는 프린터 소모품에서 더 많은 이익을 낸다. 이들은 프린터 가격을 낮추면서도 잉크 가격은 수년째 고수하고 있다. 그 결과 가격이 10만원 안팎인 잉크젯 프린터에 쓰이는 잉크 카트리지는 개당 4만~5만원이나 줘야 살 수 있다. 한국 프린터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델이 성공적으로 안착할지는 미지수다. 델의 프린터 사업은 시장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는 미국을 제외하곤 대다수 국가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