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디지털 인화가로 평가되는 데이비드 아담슨(54). 그는 1990년대 초 등장한 디지털 제작기술의 선구자다. 조각가이자 석판화가이기도 한 그는 짐 다인,애덤 휴스,프랑수아 마리 바니에,로버트 롱고 등 세계적인 사진작가의 필름을 인화해 예술적 가치를 더하는 '숨은 예술가'. 사진작가와 주종관계가 아니라 엄연한 창작의 파트너다. 그가 성곡미술관 특별기획전 '데이비드 아담슨과 그의 친구들'을 통해 한국 관람객과 만난다. 지난 9일부터 시작해 내년 1월2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 그는 함께 작업한 유명 사진작가들의 작품 등 52점을 선보인다. 이들 작품은 지난해 5월 프랑스 파리의 메종 유러피안 사진미술관에서 전시한 것과 그가 새롭게 내놓는 것들이다. 전시회에 참여하는 '그의 친구들'은 모두 11명. 짐 다인을 비롯해 애덤 휴스,잭 피어슨,도널드 술턴 등 쟁쟁한 멤버들이다. 그 중에서도 짐 다인의 '다이애나 스터디',애덤 휴스의 '번데기 시리즈',로버트 롱고가 프로이트의 병원과 집을 찍은 '프로이트 드로잉',극사실주의 사진초상화가 척 클로스가 슈퍼모델 케이트 모스의 누드를 찍은 사진,도널드 술턴의 담배연기고리,프랑스 최고 작가 프랑수아 마리 바니에의 작품 등이 눈길을 끈다. 열살 때 혼자 잉크와 롤러,성경의 첫 번째 장을 가지고 구텐베르크 원판을 모델로 만들기도 한 그는 애플이 처음으로 PC를 선보였던 1978년부터 컴퓨터 그래픽의 새로운 세계에 매료됐다. 특히 1984년 등장한 매킨토시는 혁명 그 자체였다고 회고한다. 그는 "사진가들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던 작품의 한계를 뛰어넘도록 도와줬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짐 다인의 작품을 작업할 때는 그의 창조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특성을 살리고 애덤 휴스의 경우에는 개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한다. (02)737-7650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