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4일 오후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지난해 8월 대표 취임 직후 동교동을 찾은 지 1년3개월 만이다. 최근 두 차례나 입원한 김 전 대통령의 쾌유를 비는 방문이었지만 지역 화합과 초당 외교,야당의 역할,한류 등 폭넓은 대화가 이뤄졌다. 김 전 대통령은 "잘못된 지역 감정은 반드시 사라질 것"이라며 "선친께서 못 하신 지역 화합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전 대통령이 "지지율이나 선거 결과는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아주 잘하고 계신다"고 덕담을 건네자 박 대표는 "정치가 국민 눈밖에 벗어나지 않도록 좋은 정책을 내놓겠다"고 화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21세기는 한국의 시대가 되고 의미 있는 세기가 될 것"이라며 "박 대표가 한 번 큰 포부를 갖고 잘해 보시라"고 격려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여야가 서로 대화하고 분위기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면서 "그런 점에서 박 대표가 최고 적임자"라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이 경제와 민생에 주력한 것은 참 잘했다"며 "박 대표가 모성애를 발휘해 국민들을 감싸도록 하라"고 훈수했다. 이에 박 대표는 "시장 경제가 활성화되도록 규제를 풀고 성장의 열매로 약자를 돌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