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사랑 눈뜬 해리포터, 마법액션 스릴 만점‥'해리포터와 불의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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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다니엘 래드클래프)는 여자친구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론(루퍼트 그린트)도 헤르미온느(엠마 왓슨)에게 묘한 감정을 느낀다.그러나 세 주인공은 자신의 마음을 적절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모른다.
심지어 해리 포터는 단짝 친구들로부터 오해를 받고 외톨이가 된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4번째 작품 '해리포터와 불의 잔'(감독 마이크 뉴웰)은 처음으로 소년과 성인의 경계에 있는 '사춘기 헤리포터'의 자의식과 고민을 들춰낸다. 14세의 주인공들은 사랑과 우정의 갈림길에 서고 질투와 오해,갈등을 경험한다.
세 주인공의 가장 큰 관심사는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할 파트너 구하기다. 이 파티는 마법학교 학생들이 기량을 겨루는 마법경연대회의 일환으로 사교의식의 축소판이다. 주인공들은 성인 세계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규칙 준수' 문제와 새롭게 맞닥뜨린다.
전작들에서 해리포터와 친구들은 교칙을 어기기 일쑤였고,'좋은' 어른들은 그것을 눈감아 주는 게 능사였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해리 포터가 규정을 어기고 경연대회에 몰래 참가한 것으로 오해받았을 때 친구들로부터 '왕따'가 된다. 규정 위반이 타인의 멸시를 초래하는 것이다. 오해는 근본적으로 서로에 대한 불신에서 생겨난다. 그들은 나이가 들수록 서로의 마음을 터놓기 어려워질 것이란 사실을 어렴풋이 짐작했을 것이다.
불신을 극복하는 방편으로 우정이 강조되지만 이 작품은 어디까지나 영웅적 개인주의를 우위에 둔다. 축제를 둘러싼 소동의 와중에서 악마 볼드모트가 재탄생하고 해리 포터는 '나홀로' 대적해야만 한다.
해리 포터는 이 과정에서 생애 처음으로 죄책감을 느낀다. 선배의 죽음을 막지 못하고 강제로 채혈당한 자신의 피가 볼드모트의 재생을 도왔기 때문이다. 세상사란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도 실패할 수 있으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악의 동조자가 될 수도 있다는 쓰디쓴 교훈을 얻게 된다.
해리 포터의 복잡한 심경에 어울리도록 화면은 전체적으로 어둡다. 마법의 양상도 잔재주로 눈길을 붙드는 게 아니라 액션으로 표현된다. 용과의 대결,수중 잠수,미로 벗어나기 등이 그것이다. 오페라극장처럼 좌석이 수직으로 하늘 높이 배치된 거대한 원형 퀴디치 경기장의 모습은 참신하다.
12월1일 개봉,12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