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e-Health 세미나'가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특히 정보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병원으로 탈바꿈한 서울대병원의 진료현황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서울대병원 의료정보센터 서정욱 교수는 '환자 중심 디지털 병원'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 처음으로 진료기록을 컴퓨터로 관리함으로써 종이 차트를 없앤 서울대병원의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종이 의무기록을 폐지하고 전자 의무기록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앞서 서울대병원은 1999년에 '처방전달시스템'에 이어 2002년에는 '영상정보시스템'(PACS)을 각각 도입해 디지털 병원으로의 변화를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런 일련의 종합의료정보화 사업으로 종이와 방사선 필름, 약국처방 전표를 쓰지 않아도 됨에 따라 의료진은 응급실이나 진료실에서 환자를 진료할 때 차트 대출을 기다릴 필요없이 컴퓨터에서 바로 환자의 진료기록을 열어 볼 수 있게 되었으며, 종이기록을 잘못 읽어 생길 수 있는 의료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됐다. 또 환자의 과거 진료 기록을 쉽게 찾아보고 검사 결과 수치를 그래프를 그려가며 편리하고 안전하게 진료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환자 진료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진료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돼 병원 진료업무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세미나에는 한국과 미국, 호주, 중국 등에서 민간 전문가와 기업인, APEC 헬스 테스크포스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해 APEC 역내 정보통신기술(IT)를 활용한 질병 및 전염병 관리 현황, 건강정보기술 현황, 모바일 헬스케어시스템 개발현황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며, APEC 역내의 e-Health 발전을 위한 정보공유 및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2005년 10월 현재 국내에서 전자 의무기록을 도입한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은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분당서울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건국대병원, 동국대 일산병원, 전남대 화순병원 등 6곳이다. 서 교수는 "병원 정보 시스템의 도입으로 환자 중심의 병원을 구축할 수 있게 돼 병원은 더 이상 기다리는 곳, 짜증나는 곳, 의사를 만나기가 무서운 곳이라는 나쁜 이미지를 떨쳐 버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병원 정보 시스템의 발전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유비쿼터스 의료 서비스라는 이상적인 의료체제의 실현을 앞당길 것이라며 미래의 병원은 모든 생활공간에 설치된 바이오센서로 건강을 체크하고 건강 위험 신호가 발견되는 경우 원격진료로 상담을 하고, 방사선 촬영과 검사는 동사무소나 스포츠 센터에서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입원이 필요하면 병원에 올 필요없이 집이나 근처 호텔을 이용해 의사의 원격 정밀 진료를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는 산업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전자거래진흥원, (사)한국e-Health발전협의회, e-Health 연구지원센터가 주관하며, 그리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한편, 산업자원부는 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과 공동으로 15∼21일 부산 벡스코(1층 2홀)에서 'APEC e-Health 전시회'를 개최, 디지털 병원, 입체 원격 시술, 원격 응급의료 체계, 건강관리 시스템을 이용한 실시간 데이터 전송 및 원격 건강 검진 등을 선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