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자동차 공장을 새로 짓거나 확장하는 게 힘들어질 전망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업국의 천빈 부국장은 13일 베이징에서 열린 2006년 중국산업발전보고회에서 "오는 2010년 자동차 공업의 생산능력이 내수의 2배가 넘을 것"이라며 "과잉 공급을 억제하기 위해 공장 신·증설을 위한 인·허가 규정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증권보가 14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 중국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차가 오는 2008년 초까지 60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기 위해 베이징에 추진 중인 제2공장 신설 계획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과잉공급 갈수록 심화


천빈 부국장은 "중국에 있는 120여개 자동차 업체(외자기업 포함)의 생산능력은 연간 800만대로 현재 건설 중인 공장을 포함하면 연간 102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게 된다"며 "그러나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돼 팔린 자동차는 500만대"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투자를 준비 중인 공장의 생산능력이 연간 1000만대에 달해 이들 투자에 제동을 걸지 않으면 2010년 중국 자동차 생산능력은 연간 200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국가정보센터에 따르면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올해 550만대에 이어 2010년 9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중국에선 과잉공급으로 자동차업종의 올해 이익률이 작년의 절반 수준인 5%로 급전직하했다는 게 중국 당국의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말 현재 중국 자동차 업계의 재고는 8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10월 폭스바겐이 "오는 2008년까지는 중국에서 신규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를 중단한다"고 발표한 것도 시장의 과잉공급에 대한 위기의식을 반영한다.


중국은 내년에 64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 자동차 생산국이 될 것이라고 국가발전개혁위 산하 중국정보센터가 전망했다.


◆수출 위주 인·허가 내줄 듯


"지금도 자동차 공장을 인가하고 허가하는 정책이 있지만 중복투자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시 된다."


천빈 부국장의 이 같은 지적은 인·허가 절차가 까다로워질 것임을 예고한다.


베이징현대차 최성기 상무는 "120여개사가 난립한 중국 자동차 업계에 인수합병을 유도하는 식으로 인·허가 정책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공장을 인수하는 경우에 우선적으로 신·증설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중국은 철강정책에 유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또 연구소 등 일정 수준의 기술개발 능력을 갖춘 기업만 신·증설 인·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수출 위주 공장에 인·허가를 우선 내줌으로써 넘치는 물량을 해외로 돌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이미 자동차 수출업체에 대한 세제 및 금융지원 방침을 세운 상태다.


오는 2008년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될 것이라는 JP모건의 전망도 그래서 나온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