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세금인상 얘기만 나오면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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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안 올린다는데 왜 자꾸 그래요!"
열린우리당이 세금 얘기만 나오면 알레르기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세율인상을 추진한 적도 없는데 마치 증세(增稅)를 추진하는 정당인 것처럼 오해받고 있다는 피해의식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8조9000억원 규모의 감세법안을 내놓음에 따라 국민들의 뇌리에 '야당은 세금 줄이고 여당은 늘린다'는 의식이 각인될지 모른다는 조바심도 있는 듯하다.
14일자로 보도된 '내년 근로소득세 26% 더 걷는다'는 기사에 대한 반응이 이런 조급증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국내 대부분의 언론사가 보도한 이들 기사에서는 내년도 갑종근로소득세 추정규모가 올해보다 26.0% 늘어난다는 것이었다.
재정경제부가 국회에 제출한 '2006년도 소득세 세목별 세입예산안'을 인용한 보도였다.
이날 열린우리당은 전병헌 대변인,오영식 공보담당 원내 부대표의 브리핑에도 모자라 원혜영 정책위 의장과 문석호 제3정조위원장까지 국회 브리핑실로 쫓아와 "사실을 왜곡한 보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세균 당의장도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언론보도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정 의장은 "정부와 여당은 소득세율 인상 계획이 전혀 없고 비슷한 세목 신설도 없다"며 "마치 정부가 내년에 소득세율을 인상하거나 세목을 신설해 더 많은 세금을 거두려 한다는 것처럼 보도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원혜영 의장은 "근로소득세가 26% 늘어난다는 분석기사는 내년 근소세수 추정치를 금년 본예산과 비교한 것으로 비교대상을 잘못 선택한 것"이라며 "올해 추가경정예산안까지 포함해 비교할 경우 근소세 증가율은 12.4%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증가율은 전체 소득세 증가율 12.9%,부가세 증가율 14.2%에 비해 낮은 것이라고 원 의장은 강조했다.
그는 "이런 보도는 일부 사실관계에 부합하는 듯하지만 진실을 왜곡하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행정부로 하여금 즉각 해명토록 요구했고 각 언론사에 정정보도 요구 등 법적대응을 하도록 강하게 촉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위원장은 "'인상'이라고 표현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인상은 임의로 올린다는 뜻인데 정부여당이 언제 세율이나 과세구간을 변경한 적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임금상승 등에 따라 세수가 자연 증가하는 것을 놓고 마치 정부여당이 세율을 일부러 올린 것처럼 보도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런 보도를 한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핏대를 올렸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