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의 경제인 모임인 APEC기업인자문회의(ABAC)가 부산에서 강한 톤으로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아젠다(DDA) 타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APEC 주요국 정상들의 확고한 의지 없이는 협상 타결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ABAC는 1996년 21개 APEC 회원국 기업인들이 정상회의에 비즈니스 관련 의제를 건의하기 위해 구성된 민간경제자문회의다. 각 회원국에서 3명씩(중소기업 대표 1명 포함)을 선발,연중 경제이슈들을 점검하고 이를 APEC 회담 중 정상들과의 만남에서 건의해 오고 있다. 올해는 지난 6월 건의서를 작성,각국 통상외교부 장관을 통해 이미 발송했다. 부산 ABAC에서는 2박3일간의 논의과정을 거쳐 18일 각국 정상들과 면담시간에 건의할 예정이다. ABAC는 이번 회의에서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에 따른 APEC의 역할 저하와 DDA타결을 지적했다. DDA의 경우 당초 지난해까지 각국이 농업과 서비스 분야에서 관세 인하와 관련된 세부원칙을 정해 시장개방 협상을 마무리지을 계획이었으나 시한이 내년 말까지로 2년 연장된 상태다. 농업과 비농업,서비스 시장 개방에 대한 각국의 이해가 워낙 첨예하게 대립돼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현 ABAC 의장(동양그룹 회장)은 "다자간 무역협정이 지지부진하면서 양국 간 무역협정이 국수가락처럼 얽혀 기업활동에 제약이 되고 있다"며 "오는 12월 홍콩 각료회의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정상들에게 조속한 타결을 당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단기투기자본차단 방안과 역내 국가 간 기업인들의 자유로운 왕래를 위한 'APEC 비즈니스 여행 카드(ABTC)'의 활성화도 촉구할 예정이다. ABTC는 비즈니스맨에게 출입국 사무소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비자 대용 카드로 현재 21개국 중 14개국이 가입했으나 아직 미국 등에서는 시행되지 않고 있다. 현 회장은 이에 대해 "9·11 테러 이후 중소기업들이 미국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데 제약이 많아 ABTC 확대도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단기투기자본은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겪은 아시아 국가의 목소리를 반영한 건의 내용이다. 부산=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 [ 특별취재팀 ] 이익원 차장(경제부·팀장) 김영우 차장(영상정보부) 최명수 차장(IT부) 김태현 차장(사회부) 이심기 기자(정치부) 김용준 기자(경제부) 김형호·류시훈 기자(산업부) 문혜정 기자(벤처중기부) 유승호 기자(사회부) 허문찬 기자(영상정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