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삼성전자가 공동 개발한 와이브로(휴대인터넷)가 세계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리려면 세계 표준 기술로 채택돼야 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백방으로 뛰고 있다. 와이브로의 사활이 걸린 표준화는 내달께 열릴 모바일 와이맥스(WIMAX) 포럼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와이맥스는 한국의 와이브로 기술을 포괄하는 넓은 의미의 모바일 휴대인터넷 기술이다. 삼성전자 등 관련 업계는 와이맥스 국제표준에 와이브로가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모바일 와이맥스의 근간이 되는 'IEEE 802.16e'는 현재 거의 표준화 작업을 마무리하고 몇 가지 잔무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신부는 "그동안 움직임을 예의주시한 결과 모바일 와이맥스에 와이브로가 선택되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한국업계와 정부가 표준화 채택을 자신하는 데는 삼성전자와 모바일 와이맥스를 주도하는 인텔이 손을 잡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양사가 공동의 이익을 위해 협력전선을 펴고 있다는 얘기다. 와이맥스 포럼의 회원사들이 인텔에 호의적이어서 삼성전자가 인텔과 보조를 같이하는 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또 포럼에 입김이 센 모토로라 노텔 TI 등과도 우호적인 관계다. 현재 와이맥스 포럼에서는 이동형 와이맥스 기술표준 제정을 위해 지난 6월 삼성전자를 의장으로 한 모바일 태스크 그룹(MTG)을 결성한 상태다. 삼성전자 중심의 MTG는 이동형 와이맥스의 기술표준을 제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와이브로에 대적할 만큼 검증된 휴대인터넷 기술이 없다는 점도 와이브로 기술표준 채택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에릭슨이나 퀄컴 등 모바일 와이맥스 포럼에 참가한 WCDMA(유럽식 3세대 이동통신) 진영이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반대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와이맥스 포럼 사무국의 김제우 박사는 최근 "한국의 와이브로는 기존 고정형 와이맥스(IEEE 802.16d) 기술규격과 호환이 불가능하다"며 국제 표준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