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57% "내년 소비 안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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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소비가 본격적으로 살아나 경기 회복을 이끌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이 내년에 소비지출을 올해보다 늘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연간소득 5000만원이 넘는 고소득층 가구의 절반가량이 내년에 해외여행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국내 소비 회복은 지지부진한 가운데 해외 소비는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경제연구소가 14일 전국 10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회복 가능성에 관한 가계의식 조사'에 따르면 전체 조사대상 가구의 41.2%가 내년 소비지출 규모는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소비지출을 올해보다 줄이겠다는 응답도 16.7%에 달해 전체 응답자의 57.9%가 내년 소비지출 수준이 올해와 비슷하거나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반면 소비지출을 올해보다 늘리겠다는 응답은 42.1%(조금 증가 39.2%,크게 증가 2.9%)에 그쳤다.
해외여행 증가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내년에 해외여행 계획이 있다고 답한 가구는 27.8%로 올해 해외여행을 했다는 가구(18.4%)보다 더 많아졌다.
특히 연평균 소득이 500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 가구는 49.6%가 해외여행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내년에 소비가 늘더라도 그 중 상당 부분이 해외에서 이뤄져 '소비증가→투자확대→고용확대'로 이어지는 파급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콜금리가 추가로 인상돼 금융회사의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할 경우 소비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부채를 가지고 있는 가구의 30.4%가 올 들어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저소득층일수록 원리금 부담이 늘었다고 답한 비중이 높았다.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 변동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구 중 68.2%가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소비지출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소비지출을 줄이겠다는 응답(31.8%)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주거형태별로는 자가(61.1%)보다 전세(65.2%),전세보다 월세(74.1%)가구에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해도 소비지출을 줄이지 않겠다는 응답이 높았다.
주가 상승으로 소비지출이 늘었느냐는 질문에는 압도적 다수인 88.8%가 변화가 없었다고 응답했다.
소비지출이 늘었다는 응답은 11.2%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조사대상 가구 중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가구 비중이 16.1%로 높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급한 소비진작책을 묻는 질문에는 일자리 창출이란 응답이 34.7%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일관된 정책시행(20.0%),세금감면(18.5%),정치사회 안정(17.4%) 등이 뒤를 이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