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4일 오후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과 면담했다. 지난해 8월 대표 취임 직후 전직 대통령 예방 차원에서 동교동을 방문한 지 1년3개월 만이다. 이번 방문은 외견상 김 전 대통령의 쾌유를 비는 병문안의 모양새를 띠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당 지도부와 김 전 대통령 간 회동 후 민주당과의 통합론이 본격화된 데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역시 호남 민심 끌어안기가 시급한 상황이어서 DJ와의 만남이 갖는 의미는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이날 회동에서는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을 주제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정치적 언급은 최대한 자제하고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입원했던 김 전 대통령의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또 최근 전남도청 신청사 개청식 방문을 언급하며,극복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동서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6·15 공동선언'을 이끌어낸 공로 등을 비롯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두루 언급하며 '선진통일한국이 빨리 돼야 한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좋은 말씀을 많이 해 달라"는 부탁의 뜻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