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도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거나 덩치를 키우기 위한 인수·합병(M&A)이 활발하다. 미국에선 대형 은행들의 신용카드사 인수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일본에선 신세대들이 인터넷 자본을 무기로 철도·방송사 등의 기업 사냥에 한창이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 및 유럽기업 인수를 통해 기술 확보와 글로벌기업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자금 실탄이 풍부해진 각국 펀드들도 이익을 남길 만한 기업을 대상으로 M&A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미국 대형 은행들은 '소매 금융의 꽃'으로 불리는 신용카드 회사를 신설하기보다는 M&A를 통해 종합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최근 신용카드사인 MBNA 인수를 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에선 또 초창기 인터넷 업체인 아메리카온라인(AOL)을 놓고 벌이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간 인수 경쟁도 점입가경이다. 일본에선 무라카미 펀드가 2000년 부동산 회사인 쇼에이를 시작으로 후지TV 모회사인 닛폰방송 세이부철도 한신전기철도 등 초대형 기업의 주식을 잇따라 사들이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펀드 자금의 85%는 해외에서 유입된 투자 자금이다. 중국 기업들은 급속한 경제 성장에 따른 풍부한 현금 보유를 배경으로 공격적인 M&A에 나서고 있다. 중국 PC업체인 롄샹이 지난 5월 미국 IBM의 PC사업부를 인수,휴렛팩커드나 델 같은 세계적 PC업체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앞서 중국 전자회사 TCL은 프랑스 톰슨의 TV사업부를 인수해 세계 최대 브라운관TV 회사를 설립했다. 난징자동차도 최근 영국 MG로버를 사들여 해외 자동차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