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흐름은 과거 실적이 아니라 미래 실적을 좇아간다는 점에 주목하라.' 상장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4분기 또는 내년 중 실적 호전이 기대되는 이른바 턴어라운드(Turn-Around)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내수 부진에다 고유가와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 등의 악재로 올해 경영성과가 좋지않은 기업 가운데 내년 중 큰 폭의 실적 호전이 기대되는 현대중공업 등에 대해서는 벌써부터 증권사들의 매수 추천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주식형 펀드로 자금 유입 속도가 주춤해지면서 유동성 장세가 점차 실적 장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턴어라운드주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변신중


증권사들은 내년 중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3인방으로 기아자동차와 아시아나항공 현대중공업을 꼽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14일 기아차에 대해 현대차에 인수된 99년 3월 이후 계속 이뤄진 구조조정을 통해 △저조한 가동률 △비효율적인 판매 시스템 △낮은 품질 경쟁력 등 3대 악재를 거의 해소했다며 목표주가를 2만7200원으로 올렸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11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3분기를 바닥으로 실적이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며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 1521억원의 4배에 육박하는 5748억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대투증권과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도 이날 기아차에 대해 조업 정상화와 재료비 부담 경감 등으로 4분기 이후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신규 투자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실제 기아차가 새로 선보인 중형차 '로체'는 지난 11일 판매 첫날 7212대가 팔리며 중형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조짐이다.


코스닥 종목인 아시아나항공도 4분기 이후 실적 호조에 대한 기대감으로 5일 연속 비상하며 액면가를 넘어선 데 이어 연중 최고가도 경신했다.


증권사들은 아시아나항공의 내년 영업이익이 1941억원으로 올해(314억원)의 6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중공업의 실적에 대해서도 낙관론이 대세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선가 상승 때 수주한 선박들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며 "영업이익률이 올해는 0.9%에 머물겠지만 2006년과 2007년에는 각각 4.9%와 8.1%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IT.자동차 등은 업황 호전 국면


대우증권은 지난 3분기에 이어 올 4분기와 내년에도 영업이익 및 순이익증가율이 양호할 것으로 보이는 30개 종목으로 삼성전자삼성전기 삼성SDI LG전자 등 대형 정보기술(IT)주와 국민은행 기업은행 대구은행 등 은행주를 꼽았다.


또 현대차와 현대미포조선 현대모비스 CJ 두산인프라코어 한국타이어 종근당 한미약품 LS산전 LG상사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대우건설 등 자동차 유통 건설 제약주들도 유망 종목에 포함시켰다.


김세중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업종별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며 "경기 사이클이 저점을 통과해 상승하는 IT·금융·건설 등의 업종에서 신고가 기록이 연이어 나오고 있고 향후 투자 전망도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