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한 회색빛 도시를 생동감 있는 색깔로 칠하고 싶은 생각은 세계 공통인 것 같다. 최근 한 포털에 올려진 '프랑스 건물 벽화'가 네티즌의 관심을 끌고 있다. 프랑스 건물에 그려진 이 벽화는 풍경 사람 건물 등 여러 가지 주제로 제작됐다. 사실적인 묘사에서부터 과감한 색감이 돋보이는 추상적인 그림까지 표현 기법이나 색채도 다양해 미술관을 방불케 한다. 이 벽화가 그려진 건물은 주거용으로 보이는 5~6층 아파트로 건물 자체의 모양은 특별한 것이 없는 평범한 콘크리트 건물이다. 하지만 한쪽 벽에 그려진 벽화 덕분에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하다. '고게빵'이라는 네티즌이 소개한 이 건물의 사진은 불과 1주일 만에 2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네티즌의 댓글도 700여건을 넘어서는 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싸이월드 '유혹율하'라는 미니 홈피에서는 "역시 예술의 나라 프랑스 파리"라며 건물 양식에서도 프랑스의 센스는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액숀 패밀리' 미니홈피 운영자는 "회색 일색인 우리나라 아파트에 비해 훨씬 아름답고 색다른 느낌"이라며 이 사진을 스크랩했다. 'jean2161'이라는 네티즌은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것이 있다며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아파트를 언급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남양주에 있는 한 아파트 4개동 벽면에 각각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풍경을 담은 벽화가 그려져 있다고 한다. 화가로 활동하는 한 입주민이 벽화의 구도나 색채 등에 대한 자문을 직접 맡았다. 사실 벽화는 아직 우리에게 낯선 감이 있다. 특히 대도시의 경우 건물이 밀집돼 있어 벽화를 그릴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벽화와 비슷한 사례로 2002년 한·일 월드컵 시즌 지하철 역의 벽면을 대표 선수들의 사진으로 감싼 경우가 있었고 최근에는 한 백화점이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르네 마그리트의 '겨울비' 작품 외관을 중절모 신사들로 둘러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벽화와는 달리 철거가 예정돼 있는 한시적인 것이 단점이다. 일부 네티즌은 이러한 벽화 사진을 감상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환경에 벽화를 잘 활용하면 삭막한 도시 환경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무를 심기 어려운 공간에 푸른 들판의 벽화를 그리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은 아무리 멋있는 벽화라도 보수 관리가 뒤따르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지적했다. 싸이월드 'schoolofroek' 미니홈피 운영자는 "저런 그림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 더 부럽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청계천 복원 사업을 계기로 도시 환경 디자인에 일반 시민들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벽화'는 삭막한 도시 풍경을 바꾸는 데 좋은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