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김희원씨(22)는 한 달 넘게 남은 겨울방학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난생 처음 해외에 나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남들이 흔히 하는 어학연수나 배낭여행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김씨는 내년 1월 인도의 산골마을인 제이포로에서 열리는 워크캠프에 참가한다. 현지에 머무르면서 물이 귀한 그곳 주민들을 위해 수원(水原)을 찾는 봉사활동을 펼친다. 지난주 현지 주최측으로부터 참가 허가를 받은 김씨는 요즘 항공권을 예약하고 워크캠프를 다녀온 사람들의 경험담을 들으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워크캠프는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10~30명의 젊은이들이 팀을 이뤄 그 나라의 난민촌 보육시설 공공근로현장 등을 찾아가 2~3주간 함께 지내며 봉사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항공료와 체재비 등은 모두 자신이 부담한다. 나라마다 다르지만 2~3주 체재비는 1인당 평균 20만~30만원 정도다. 배낭여행,어학연수에 이어 최근 워크캠프가 대학생들 사이에 외국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다. 15일 비영리 민간단체인 국제워크캠프기구(IWO)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청소년교류팀에 따르면 2000년 268명에 불과했던 해외 워크캠프 참가자 수가 올해 185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5년새 7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참가자들의 경험담이 입소문을 통해 확산되면서 대학마다 워크캠프 동아리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현재 서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17개 대학의 동아리가 IWO에 등록돼 있다. 서울대 동아리는 회원 수만 500명에 이른다. 워크캠프 참가자들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함께 현지 주민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치면서 그 나라의 사람과 문화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고 있다. 워크캠프에 네 차례 참가한 경험이 있는 이성재씨(27)는 "배낭여행은 한국인끼리 짝을 지어 대도시와 유적지를 중심으로 다니기 때문에 그 나라의 겉만 보고 오는 한계가 있다"며 "그러나 워크캠프는 현지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그들의 생활을 가까이에서 들여다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취업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워크캠프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는 다른 이유다. 기업체 채용 담당자들은 어학연수나 배낭여행보다 워크캠프 참가 경력을 높이 사고 있다. 공효식 LG전자 인사팀 과장은 "워크캠프에 참가하면 해외 경험과 공동체 정신,문제해결 방법과 실행능력 등을 동시에 배우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같은 점 때문에 참가자를 기업에서 선호한다"고 말했다. 김지혜 IWO 간사는 "인터넷이나 직접 방문을 통해 IWO(www.1.or.kr)에 신청한 후 현지 주최측의 허가를 받으면 참가할 수 있다"며 "절차는 그리 까다롭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