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관련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이들은 과거와는 달리 M&A에 대한 소신을 거리낌 없이 밝히며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에 강력한 러브 콜을 보내고 있는 허창수 GS 회장은 지난 7월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우건설은 (GS건설과) 중복되는 만큼 인수할 필요가 없고 대우조선해양은 입찰 전에 우리가 운영할 실력이 있는지를 먼저 검토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GS는 그동안 M&A가 그룹의 주요 성장축임을 강조해 왔고 재계 '톱5'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언제든지 M&A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혀 왔다. GS와 함께 LG에서 분리된 LS그룹은 이미 7개 기업을 인수한 상태에서 추가 M&A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구자홍 LS그룹 회장은 "LS그룹의 브랜드 파워를 키우기 위해서라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눈을 돌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한통운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오남수 사장 역시 M&A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는 "어차피 기존 사업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기업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면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하이닉스반도체에서 떨어져 나온 시스템LSI 전문업체 매그너칩반도체 역시 올 들어 두 건의 M&A를 성사시켰다. 이 회사 허염 사장은 "당초 내부에선 외부 기업 인수를 반대하는 의견이 없지 않았지만 초기 투자 부담을 덜면서 좋은 기술을 내부화할 수 있다는 M&A의 이점 때문에 인수를 결정했다"며 "기대했던 대로 좋은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몇년 사이에 국내 M&A업계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대한전선의 임종욱 사장은 "인수 그 자체보다는 인수한 뒤에 어떻게 기업을 키울 것인가를 더 고민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