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의 세계줄기세포허브(소장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 참여 철회 선언에 이어 미 샌프란시스코 '퍼시픽불임센터'(PFC)와 '어린이 신경생물학치료재단'(CNSF)도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15일 밝혔다. 또 이날 허브 출범 당시 참여 요청을 이미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스탠퍼드대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연구팀도 이 사실을 미 언론인 AP통신을 통해 뒤늦게 공개,미국이 한국의 줄기세포연구 견제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스콧 카플란 PFC 대변인은 이날 "황 교수와의 모든 협력 관계를 중단하고 복제 연구에 대한 참여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 불임클리닉은 당초 샌프란시스코에 허브의 지부가 생기면 환자를 등록받는 역할을 하기로 했었으며 섀튼 교수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병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CNSF 섀인 스미스 과학국장은 최근 섀튼 교수의 결별 선언으로 불거진 윤리 논란과 관련해 "이는 매우 심각한 주장들"이라며 "세계줄기세포허브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조직적 한국 견제? 국내 과학계는 황우석 교수가 지난 14일 "난자 취득과정에서 윤리 가이드라인을 지켰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미국의 기관들이 곧바로 허브 협력의 중단 선언을 한 배경을 두고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미국이 조직적으로 견제를 시작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이에 앞서 한국이 세계줄기세포허브 구축에 따라 이미 줄기세포은행을 갖고 있는 영국과 한국의 관계가 공고해져 자칫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금지하고 있는 미국이 줄기세포 전쟁에 뒤처질지 모른다고 우려를 표명해 왔다. AP는 특히 지난달 말 기사에서 "어떤 미국인들도 배아줄기세포 연구에서 다른 국가에 뒤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한 미국 과학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황 교수의 줄기세포 허브가 구축되면 세계적인 줄기세포 연구의 중심이 한국으로 급격하게 이동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리문제 내주 중 입장 밝혀" 세계줄기세포허브측은 이러한 미국 기관들의 잇단 이탈 선언에도 불구하고 향후 연구에는 그다지 지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직까지 외부의 어떤 연구기관도 세계줄기세포허브에 공식적으로 합류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는 "앞으로 섀튼 교수측이 많이 공격해 오겠지만 우리도 나름대로 힘이 있고 절대 중단돼서는 안 되는 게 줄기세포허브 사업이고 크게 문제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섀튼 교수가 제기한 난자 취득과정의 윤리문제와 관련,"당시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모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황우석 교수가 직접 내주 중반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오춘호.장원락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