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7일자) 펀드 대중화 시대에 유의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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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형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져 이른바 대중화시대가 열리고 있다.
20조원을 넘어선 펀드 규모는 연일 자금유입이 지속되면서 더 늘어날 추세다.
물론 아직도 우리나라의 간접투자규모나 금융자산의 주식비율 등을 감안하면 선진국 수준에는 훨씬 못미치는 것이어서 과도한 수수료 부담 완화 등 제도적으로 보완돼야 할 점이 많은 편이다.
최근의 펀드규모 증가는 놀랄 만한 수준이다.
적립식 펀드 투자 붐이 열풍처럼 번지면서 계좌 수가 약 360만개에 이르고 있다.
지난 2003년 말 3918만원이었던 계좌당 평균잔액이 지난 9월 말 458만원으로 급감한 사실만 봐도 소액투자자들의 펀드 가입이 얼마나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펀드를 통해 간접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경제상황이나 정보분석 등에 식견(識見)을 가진 전문가들이 자금을 운용하는 만큼 소액투자자들이 직접 주식을 사고파는 것에 비해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기관투자가들의 증시버팀목 기능을 확충하는 데도 크게 기여하게 마련이다. 기관들의 자금력이 확대되고 따라서 영향력이 자연스럽게 커지면서 외국인들이 좌지우지해온 우리 증시의 취약점을 극복하는데 보탬이 된다는 이야기다.
최근의 주가상승세도 기관투자가들이 꾸준히 매물을 소화해내고 있는데 크게 힘입은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판매채널의 다양화 및 수수료 체계 조정 등을 통해 펀드 투자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장기투자자들에 대해 상대적 혜택을 부여키로 한 것은 증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도 반드시 실천에 옮겨져야 할 것이다. 또 이번 기회에 판매회사에 지나치게 많이 배정되는 수수료 비율을 합리적으로 재조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시키는 일이다. 펀드가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라거나 정기적금과 같은 것이라는 식의 생각을 갖고 펀드에 가입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까닭이다. 따라서 은행이나 증권사 등 펀드를 판매하는 금융회사들은 설혹 원금 손실이 일어나는 경우에도 집단 민원(民願)이나 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투자자들의 자기 책임의식을 명확히 심어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