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회사원 이문수씨(38)는 지난 2000년 강원 횡성의 전원주택 부지 1만5000평을 경매를 통해 8000만원에 낙찰받았다. 덩어리 땅인 데다 맹지(도로 없는 땅)라서 싼 값에 매입할 수 있었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씨는 이후 주말마다 이곳을 찾아 목조주택을 짓고 조경하느라 땀을 흘리고 있다. 얼마 전 주택 근처에 도로가 생겨 땅값도 10억원으로 뛰었다. 그는 "땅값이 오른 데다 자재를 직접 구입하고 포클레인까지 운전하며 집을 짓다보니 건축 전문가가 다 됐다"고 흐뭇해했다.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 그림 같은 집을 지어놓고 노후에 전원생활을 즐기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정작 행동에 옮기는 이는 드물다. 무엇보다 '젊을 때' 준비하지 못한 까닭이다. 이씨의 사례처럼 미리 땅을 산 뒤 꾸준히 가꾼다면 노후 대비는 물론 적지 않은 투자수익까지 덤으로 챙길 수 있다는 게 전원주택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초보자는 농가주택부터 전원주택 초보자라면 우선 시골의 농가주택을 매입한 다음 세컨드하우스(별장) 용도로 활용하면서 조금씩 리모델링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특히 농어촌주택에 대한 과세특례 제도가 2008년까지 연장돼 농가주택의 효용성이 더욱 커졌다. 기존 도시주택 거주자도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일정 규모(토지 200평·건평 45평·기준시가 7000만원) 이하의 농가주택을 매입하면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혜택을 누리게 된다. 다만 국토계획법에 의한 도시지역,허가구역,관광단지,투기지역 등은 이 같은 혜택에서 제외된다. 수도권만 벗어나면 1억~2억원으로 괜찮은 농가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 전원주택 부지로 쓸 만한 땅을 미리 매입한 뒤 장기간 묶어두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때 토지거래 허가구역은 피하는 게 좋다. 이런 곳은 전원주택지의 구입 절차가 까다롭고 최장 5년간 전매할 수 없다. 지목이 대지로 전환돼 있지 않은 전원주택지를 매입할 경우 토목공사 후 2년 내에 집을 지어야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도심에서 1시간30분 이내여야 전문가들은 자녀와의 관계 등을 고려,전원주택지를 고를 때 도심에서 1시간30분 이내 거리에 있는 곳을 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에 거주한다면 강원 횡성 평창이나 충북 단양 제천 등지가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투자가치를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장기 개발 호재가 있는 곳을 노려볼 만하다. 원주 등 기업도시나 혁신도시 주변 지역,도로망 확충 예정지 등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한적한 전원주택을 찾는다고 해서 너무 외진 곳을 선택했다가 후회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특히 투자가치까지 고려하고 있다면 교통(도로)을 중심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구체적으로 △전망이 트여있는지 △경사도가 30도 이하인지 △하천이나 계곡에서 300m 이상 떨어져있는지 △수령이 30년 이상된 나무가 많지 않은지 △묘지 공장 등 혐오시설이 없는지 △지하수가 나오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연내 매입하면 절세 머잖아 전원주택 부지를 매입할 생각이라면 서두르는 게 세금을 아끼는 길이다. 중개업법 개정으로 내년부터 취득·등록세를 실거래가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지방 토지의 공시지가는 실거래가의 20~30%에 불과하기 때문에 내년부터 세금 부담이 만만치 않게 상승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실거래가액이 평당 10만원이고,공시지가가 평당 2만5000원인 강원 횡성의 전원주택 부지 400평을 올해 매입한다면,취득·등록세로 40만원(공시지가 2만5000원×400평×4%)만 내면 된다. 하지만 내년에 신고하면 취득·등록세가 4%에서 2.85%로 낮아지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세금 부담이 114만원(실거래가 10만원×400평×2.85%)으로 급증한다. 세금 부담이 세 배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 -도심에서 1시간30분 이내 거리인가 -과세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나 -부지에서 바라본 전망이 트여있는가 -부지의 경사도가 30도 이하인가 -범람위험있는 하천.계곡이 가깝지 않나 -주변에 보호수목이 많지는 않은지 -묘지 공장 등 혐오시설은 없나 -지하수가 필요한 만큼 나오는가 *강원도 횡성 전원주택 부지 사례 실거래가:평당 10만원 공시지가:평당 2만5000원 부지규모:관리지역 400평 -------------------------------------------------------------- 올해 신고할 경우:2만5000원(공시지가)×400평×4%(현행 취득.등록세)=40만원 내년에 신고할 경우:10만원(실거래가)×400평×2.85%(인하될 취득.등록세)=114만원 올해 신고할 때의 절세효과:74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