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개각에서 일본 관방장관으로 기용된 강경파 아베 신조의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아베 관방장관은 일본 정부 대변인이라는 입장을 의식한 듯 입각 후 발언에 신중을 기해왔으나 최근 들어 외교문제를 중심으로 이전의 강경한 어조를 되풀이하기 시작했다. 16일 오전 기자회견에선 "독일의 지도자가 히틀러와 나치스를 참배하면 유럽인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나"라며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힐난한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의 전날 지적에 "그런 예에 위화감을 느낀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총리는 순국한 분들의 명복을 빌기 위해 참배하는 것이며 특정인물에 대해 참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순국한 분들에 (A급 전범인)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당시 지도자도 포함되는가"라고 묻자 "모시는 분들을 여기서 한 명 한 명 논하자는 것은 아니며 이름을 거명하라면 (모셔지는) 240만명의 이름을 모두 들고 싶다"고 반박했다. 아베 장관은 세르게이 프리호드코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이 오는 21일 러·일 정상회담에서 북방 4개 섬과 관련한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에 대해 "양국이 준비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언론에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은 극히 유감"이라며 비판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