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17일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이 개발한 와이브로(휴대인터넷)가 세계 표준으로 채택되고 한국이 제2의 인터넷 혁명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와이브로가 확산되면 삼성은 CDMA 기술 하나로 글로벌 기업이 된 퀄컴 같은 기업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삼성전자가 개발한 와이브로 기술의 전망은. "다음 달이 되면 와이브로가 모바일 와이맥스(미국 인텔 주도로 추진하는 이동형 휴대인터넷)의 표준이 될 것이다. 와이브로는 이미 이번 부산 APEC 시연에서 ADSL 등 고정형 초고속 인터넷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였다. 경쟁 기술인 HSDPA나 WCDMA는 비동기식으로 간섭현상이 있는 데 반해 와이브로는 동기식에다 직교주파분할다중(OFDM)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스피디한 방송 등에 적합하다. 앞으로 유무선이 통합되면 와이브로 없는 생활은 생각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제2의 인터넷 혁명의 문이 바로 와이브로이다." -와이브로 기술표준 선정과 로열티 문제에서 외국 업체들의 견제가 심한데. "일부 단체에서 '모바일 와이맥스가 기술표준이고 와이브로는 서비스일 뿐이어서 (와이브로에는) 특허료를 낼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얘기를 한다. 그렇게 보면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기술도 3GPP2란 기술의 표준일 따름이다. 그런데 로열티를 내지 않는가. 어느 업체든 802.16e(휴대인터넷 표준)에 들어오면 와이브로 기술을 사용할 수밖에 없고 우리는 협상할 수 있게 된다. 인텔이나 다른 업체들도 삼성과 공조할 것이다." -와이브로 기술과 관련해 외국 업체들과 어떻게 협력하나. "통신장비 업체인 프랑스 알카텔 등이 장비 개발이나 OFDM 기술,마케팅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다. 와이브로 분야에서 외국 회사와 협력하는 것은 알카텔이 처음이다. 알카텔은 와이브로 기술을 존중하고 있어 협력하려 한다." -와이브로 세계 진출 현황은. "현재 해외 6개 업체 정도에 시험장비 등을 공급하기로 했고 내년에는 10개국 이상에 와이브로 시스템을 수출할 계획이다. 현재 16개 업체와 얘기를 하고 있다. 와이브로 시장은 우리가 어떻게 만드냐에 따라 시장 규모가 결정될 것이다. 퀄컴이 CDMA를 처음 시작할 때도 시장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와이브로는 무선화를 추진하는 유선사업자가 주파수만 할당받으면 바로 무선사업을 할 수 있어 시장성이 좋다. 일단 검증만 되면 시장성은 엄청나게 커진다. 와이브로가 보편화되면 반도체 LCD는 통신을 위한 보조수단이 될 뿐이다." -와이브로 기술로 인해 퀄컴 등과의 관계에 변화가 생기나. "퀄컴과는 CDMA나 WCDMA 분야에서 계속 협력할 것이다. 휴대인터넷 기술을 지닌 플라리온을 퀄컴이 인수하는데 우리는 특정 업체를 공격하는 것보다는 협력하는 차원에서 입장을 정하고 있다. 알카텔과도 협력하고 지멘스 루슨트가 협력 의사를 표시한다면 그들과도 손잡을 수 있다. 특허로 행세하기보다는 제품을 많이 파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기존 통신 서비스 사업자들과 함께 하면서 제값 받고 팔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와이브로 기술 확산에 걸림돌이 있다면. "기존 음성 위주 사업자들은 위기를 느낄 것이다. 와이브로가 상용화되면 단말기로 채팅도 가능해진다. 음성 중심의 통신사업자들이 데이터 중심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존 시스템과 잘 접목시키는 게 중요하다." 부산=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