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지역 내 최대 기업인 포럼인 'APEC 2005 CEO(최고경영자) 서밋'이 17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개막됐다. 역대 최대 규모인 800여명의 아·태지역 경제인들이 참석한 포럼에는 9명의 각국 정상들이 차례로 기조 연설자로 나와 역내 경제의 공동 번영과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여섯 번째 세션에 참석,"중국은 경제 발전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개도국인 만큼 경제 발전을 첫 번째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후 주석은 "중국은 인구가 많고 인프라가 미약한 한편 발전의 불균형까지 있어 현대화와 번영 국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며 "경제 건설을 중심으로 한 발전을 첫 번째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대국인 중국은 새로운 에너지 개발보다 절약에 정책의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며 "오는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에너지 소비를 매년 3%씩 줄여 총 14억t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두겠다"고 덧붙였다. 후 주석은 세계 무역 불균형과 관련, "중국은 무역 흑자국이긴 하나 지난해 중국의 10대 무역적자국 가운데 6개에 아·태지역 국가가 포함돼 있는 등 역내 불균형이 심각하다"며 "중국은 거대한 내수 시장이 있기 때문에 굳이 많은 무역 흑자를 창출하기보다는 대외 무역을 확대하고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를 통해 세계 무역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열린 세션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정보통신과 지식기반 경제'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지식기반 사회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사회의 개방성,인력,정부의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리 총리는 "세계화와 급속한 기술 발전이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로 사람과 조직을 연결시키고 있다"며 "정보통신 및 지식기반 사회의 혜택을 누리려면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도록 사회가 발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레한드로 톨레도 페루 대통령은 자신의 제1목표가 페루 내 빈곤 퇴치라며 "APEC 국가들의 민간 자본을 페루에 투자해 달라"고 호소했다. 페루의 빈곤퇴치 노력을 설명한 톨레도 대통령은 "자유롭기 위해서는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데 빈곤 계층은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교육은 빈곤 퇴치의 핵심이며 빈곤층은 교육을 통해서만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형호·류시훈·유승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