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의 박성준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펴낸 '청년층의 학력과잉 실태와 임금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외환위기 이전인 1996년과 이후인 2002년의 청년층 학력과잉 실태를 비교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부의 해당연도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와 노동부 중앙고용정보관리소의 '2003년 한국직업사전' 등의 자료를 토대로 15-30세 청년층 10만명 정도의 학력과 직업을 비교한 결과 해당직업이 요구하는 것 이상의 학력을 갖춘 학력과잉 근로자 비율은 1996년 18.9%에 그쳤으나 2002년에는 29.1%로 10% 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과잉학력의 비율도 높아졌으며 특히 20-24세의 경우 이 비율이 1996년 12.1%에서 2002년에는 27.4%로 급격히 높아져 외환위기 이후 주로 초급대졸 또는 대졸자인 이들 연령의 '하향 취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성별로는 1996년과 2002년 모두 남성이 여성에 비해 학력과잉의 비율이 높았으나 여성의 경우 1996년 13.9%에서 2002년에는 27.5%로 높아지면서 남성의 30.4%에 근접, 외환위기로 인한 취업난이 여성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쳤음을 반증했다. 학력별로 보면 대졸 이상의 학력과잉 비율은 1996년 90.3%에서 2002년 42.8%로 크게 하락한 반면 고졸은 4.0%에서 8.6%로 증가했다. 그러나 절대적인 수치에서는 대졸 이상 과잉학력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더 높았다. 박 연구위원은 경제위기 이후 정보기술(IT) 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개편되면서 고학력자의 경우 학력과 직업의 불일치(mismatching)가 줄어든 반면 고졸자에게 적합한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라고 이같은 현상의 원인을 풀이했다. [한경닷컴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