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말부터 발코니 트기가 합법화하면서 넓어지는 발코니쪽 거실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아파트 입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30평형대 아파트의 경우 발코니 트기 공사를 통해 7~8평의 공간을 추가로 얻게 되지만 확대되는 공간을 어떻게 꾸밀지 결정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넓어진 거실 공간을 작은 정원으로 꾸며보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권하고 있다. 인테리어 및 실내 공기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데다 외부 날씨와 상관없이 1년 내내 봄철 같은 푸르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실내 정원의 매력이다. ◆실내 정원 조성시 바닥난방은 포기해야 실내 정원을 만들 때 유의할 점은 발코니 바닥에 직접 흙을 까는 만큼 발코니 부분에 온돌마루 등 바닥난방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온돌마루 위에 실내 정원을 만들 경우 바닥열로 인해 식물이 쉽게 죽고 난방 습기로 마루가 썩어 악취가 심하게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수에도 신경써야 한다. 먼저 정원 바닥에 배수판을 깔고 발코니 배수구 쪽으로 물이 빠지는 구멍을 만들어야 한다. 배수가 잘 안되면 물이 썩고 벌레가 생기기 쉽다. 만약 온돌마루 위에 정원을 만들고 싶다면 온돌바닥의 열을 차단할 수 있는 이동식 정원을 이용할 수 있다. 이동식 정원은 방부목,테라코타(황토질의 화분),알루미늄 용기 등에 바퀴를 달아 쉽게 옮길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 경우 포름알데히드가 포함된 저가 방부목보다는 유리나 알루미늄 소재의 용기가 좋다. ◆잎 넓은 관엽식물이 인기 실내 정원에는 보통 화려한 꽃보다는 잎이 넓고 생명력이 있는 관엽식물을 심는다. 꽃 같은 화초류는 2~3개월 뒤면 꽃이 지고 잎이 말라 미관을 해칠 수 있다. 실내 정원용 수목으로는 공기 정화 기능이 뛰어난 팔손이 나무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으며 아이비 드라세나(행운목) 관음죽 목향 남천 펜다고무나무 등도 적합하다. 간혹 조화 등 인조식물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가격이 비싼 데다 햇빛에 탈색이 잘 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실내에서 사는 식물은 병충해나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보온.보습성이 뛰어난 인공흙을 써야 한다. ◆32평형 기준으로 150만원 안팎 소요 실내 정원을 꾸미는 비용은 식물 종류나 조형물 사용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전문업체에 시공을 맡길 경우 통상 가로 1m×세로 1m당 40만~65만원 정도를 잡아야 한다. 간이화단 설치를 조건으로 발코니 폭이 2m까지 허용됐던 아파트들은 대부분 화단 기반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비용이 1㎡당 25만~45만원으로 줄어든다. 5~6m 정도의 거실 발코니 길이가 나오는 32평형 아파트에서 가장 일반적인 1m×3.5m 크기의 실내 정원을 만들 경우 비용은 식물값까지 포함해 140만~150만원 정도 든다. 이동식 정원은 3.2m 길이의 방수 처리가 완벽하게 된 알루미늄 소재 용기(100만원 안팎) 를 포함,150만~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 ◆소품 활용으로 실내정원 효과 화분 몇 개를 갖고도 실내 정원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이때는 가장 보기 좋은 1.5~1.7m 나무를 양쪽에 세우고 가운데에는 2~3단 크기의 화분대를 뒤쪽부터 키 순서대로 배치한다. 맨 앞쪽 화분은 나무 울타리나 벽돌을 사용해 잘 가려서 분위기를 살린다. 화훼시장에서 직접 식물을 고를 때는 목대로 줄기를 지탱해놓은 식물은 피하는 게 좋다. 이런 식물은 가격은 싸지만 화분에 옮겨 심은 지 얼마 안돼 쉽게 시든다. 석등이나 작은 분수,자갈 등을 같이 배치하면 좋다. 장안동 민속품 가게나 인사동 주변의 골동품 가게에서 운치있는 정원 소품을 구할 수 있다. 조명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조명 열기로 식물이 마를 염려가 있어 최소한 15cm 떼어 놓아야 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도움말=자연을 창조하는 사람들(www.flower4yo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