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창시자 무어 미국 '자선왕'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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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힘'이라고 일컬어지는 자선과 기부 문화에도 경쟁은 있게 마련이다. 지금까지 미국 내 최고의 자선가 타이틀은 매년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이 쥐고 있었지만,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인텔의 공동 창시자인 고든 무어가 새로운 '자선왕(王)'으로 등극한 것이다.
17일 비즈니스위크가 발표한 '미국 50대 자선가' 순위에서 무어 회장과 그의 아내 베티는 게이츠 회장과 아내 멜린다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공식 기록과 기부 관련 인터뷰 등을 토대로 비즈니스위크는 무어 부부가 2001~2005년 사이 약 70억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추산했다. 게이츠 부부는 같은 기간 55억달러를 기부했다.
게이츠 부부의 기부액은 총 280억달러로 무어 부부에 비해 4배가량 많았지만 순자산 대비 기부금 비중을 따졌을 때는 무어 부부가 더 높게 나타났다고 비즈니스위크는 설명했다.
자선가 3위에는 2001~2005년 사이 26억달러를 기부한 벅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이 뽑혔다. 4위에는 같은 기간 23억달러를 기부한 세계적인 투자가 조지 소로스가 올랐다.
유명 투자자인 존 마크 템플턴은 5억6200만달러를 기부해 11위에 올라 처음으로 순위에 들었고,최근 재선에 성공한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5억2800만달러로 13위를 차지했다. 토크쇼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는 32위를 기록했다.
한편 비즈니스위크는 상위 5위 자선가들의 총 기부 금액이 650억달러를 상회한다며 "미국 기부문화에서 거액 기부가 늘어나는 현상은 기업가들이 임종하면서 재산을 물려주고 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을 때 관심있는 분야에 집중적으로 기여함으로써 변화를 불러오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