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조사에서 올 3분기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00년=100)가 2분기에 비해 2.3% 하락,가장 낮은 수준인 77.7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상품교역조건의 악화는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든다는 얘기이고 보면,우리나라의 무역 채산성이 그만큼 나빠지고 있다는 점에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한마디로 기업들이 수출물량을 늘림으로써 단가 하락을 상쇄(相殺)하는 실정으로,수출액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속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물론 교역조건이 나빠진 데는 원유를 비롯 철강재 비철금속 등 원자재의 수입단가 급등 등 우리로서 적절한 대응이 어려운 대외적 요인들도 많다. 실제로 3분기 중 원유가가 12.3% 상승한 것을 비롯 원자재의 수입단가가 5.6%나 올랐다. 하지만 교역조건 악화가 우리나라 무역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돼 온 게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닐 뿐 더러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내놓은 것 또한 한두 번이 아니다. 문제는 그런데도 교역조건이 계속 악화되고,비슷한 여건에 있는 일본 대만 등에 비해서도 그 정도가 더 심하다는 점이다. 더구나 섬유 철강 석유화학 등 전통 제조업은 말할 것도 없고 LCD PC 등 첨단산업 제품까지 수출단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은 우리 무역구조의 근본적인 개선(改善)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 등은 교역조건 개선을 위한 특단의 전략과 대책을 강구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무엇보다도 기업들은 성능 향상,디자인 개선,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을 통해 제 값을 받고 팔 수 있는 제품을 더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이 관건이다. 값 비싼 핵심부품과 소재 국산화도 당장 시급한 과제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