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알짜 내수주 미리 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주요 외국계 투자회사들이 최근 유통 섬유 음식료 등 내수주 비중을 늘리고 있어 주목된다.
내년부터 내수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갈 것을 겨냥해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알짜 내수주를 미리 선점하려는 전략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4분기부터 내수 소비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에 유통 음식료 등 내수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내수주가 너무 올랐다는 증시 일각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성장성과 수익성의 동시 개선을 감안할 때 상승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쇼핑 리스트'를 채운 내수주
최근 한 달간 외국계 펀드 또는 투자사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대량 보유 상황을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내수주의 지분 확대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미국계 투자사인 FDI(피드 다이버시파이드 인터내셔널)는 투자 목적으로 현대백화점 지분 5.05%를 신규 취득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오리온 주식을 5.08% 매입한 데 이어 이달에도 추가로 주식을 사들여 오리온 지분율을 6.12%까지 끌어올렸다.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국적을 둔 아리사이그 코리아펀드는 최근 한섬 주식을 추가 매입해 5%대이던 지분율을 6.12%로 높였다.
이 펀드는 최근 풀무원 한국화장품 등도 탐방,경영 현황을 파악하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 모두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기대되는 내수주들이다.
또 호주 국적의 투자운용사인 헌터홀은 이달 들어 가스주인 삼천리 주식을 두 차례 매입,7.1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계 투자자문사인 GMO는 GMO이머징마켓펀드를 통해 나산 지분 16.51%를 취득한 것을 비롯해 관련 운용사 지분을 합쳐 22.18%를 확보했다.
역시 미국계 투자자문사인 해리스어소시에이트는 최근 대교 지분 5%를 추가로 매입한 데 이어 롯데칠성 지분율도 12.58%에서 13.94%로 확대했다.
◆잠잠해진 고평가 논란
외국 펀드들이 대량으로 매수한 유통 음식료 섬유 등 내수 소비재 업종은 민간소비 회복세와 함께 내년부터 실적 개선이 뚜렷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우증권은 내년부터 경기 회복 사이클에 접어드는 업종으로 음식료 유통 건설 등 내수주를 꼽고,내년 1분기가 투자 적기라고 주장했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소비심리가 4분기 말부터 확장 국면에 진입해 유통 업종의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이 20%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지속적인 주가 상승으로 주요 내수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 안팎으로 치솟으며 고공비행 중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박종렬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한국은 내수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미미하기 때문에 성장 잠재력이 큰 데다 IT(정보기술)산업과 달리 외생 변수에 덜 민감해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점이 고평가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또 "업종 특성상 설비투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수익이 배당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커 높은 PER에 너무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며 신세계 CJ홈쇼핑 LG상사 롯데제과 등을 내수 유망주로 추천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