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시장으로 몰렸던 투기자금이 구리 알루미늄 같은 비철금속과 달러화로 이동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배럴당 60달러를 넘나들던 유가는 최근 56달러대로 떨어지면서 대세 하락으로 기울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유가는 지난 18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12월물 기준으로 배럴당 56.14달러까지 떨어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저조한 수요 전망과 재고 증가로 인한 수급 요인에다 투기자금이 떠나면서 하락세가 빨라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투기자금,원유에서 비철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비철금속시장이 달아오르는 것도 공급 부족 외에 이처럼 원유시장에서 빠져나온 투기자금이 큰 몫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리값은 18일 런던금속거래소에서 t당 4420.50달러를 기록,올 들어 40%나 올랐다.


알루미늄과 아연 값도 각각 10년과 8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금값도 투기성이 강한 헤지펀드들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이날 장중 한때 486.80달러까지 급등,18년래 최고치에 근접했다.


원유시장에서 빠져나온 투기자금은 미국의 금리 상승으로 투자 매력이 높아진 달러 자산을 매입하는 데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달러화는 18일 달러당 119.10엔으로 올라 120엔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의 단기금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연 4%로 올라선 반면 일본은 사실상 제로(0%) 금리여서 차이가 4%포인트까지 벌어진 게 큰 이유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 값싸게 빌린 엔화자금(엔 캐리 자금)이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달러화를 매입,달러화 가치가 거품을 우려할 정도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엔화 약세는 국내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가 100엔당 870.45원까지 올라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 제품의 수출경쟁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과 비철금속,귀금속 및 달러화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상이 끝나는 시점을 계기로 이 같은 추세가 갑자기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