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체들의 신차 발표회가 더 크고 화려해지고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 행사를 통해 회사의 위상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껏 높아진 고객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대표적인 예. 이 회사는 지난달 25일 뉴 S클래스 출시 기념 행사로 서울 잠실 주경기장을 통째로 빌렸다.


뉴 S클래스 잠재 고객과 기존 메르세데스벤츠 고객 1000여명에게 소프라노 조수미의 공연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행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최고급으로 진행됐다.


뉴 S클래스의 이미지에 맞추기 위해서였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행사에 쓰인 돈만 모두 6억원.1인당 60만원씩 든 셈이다.


투입된 인원도 700여명에 달했다.


초청받은 고객들은 발레파킹(대리주차) 서비스를 받고 편안하게 주경기장에 입장한 뒤 호텔 그랜드볼룸을 옮겨놓은 듯한 테이블로 안내됐다.


고객들은 조선호텔에서 만든 최고급 음식과 함께 조수미,김동규(바리톤),윤영석(테너),정유진(바이올리니스트) 등 유명 음악인들이 쏟아내는 '천상의 소리'를 감상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고객들의 반응이 워낙 폭발적이었던 덕분에 회사의 위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행사 뒤 뉴 S클래스 계약 대수가 500대에 이르는 등 판매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라이벌답게 지난 6월 있었던 BMW의 7시리즈 론칭 행사도 만만치 않았다.


BMW 차량을 3회 이상 구입한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 고객 100쌍을 1박2일 일정으로 부산으로 초청한 것.전세기를 타고 날아온 VVIP들은 요트 크루즈와 골프,BMW 7시리즈 시승 등 최고급 서비스를 받았다.


BMW그룹코리아는 올초 뉴 3시리즈를 출시할 때는 신차 발표 무대를 영화 시사회장처럼 꾸민 뒤 인터넷 단편영화 'BMW 3 스토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우디코리아는 지난달 열린 TT 3.2 DSG 콰트로 출시 행사에 고객을 무려 1500여명이나 초청했다.


서울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는 TT가 젊은층에 어필하는 점을 감안해 음악과 게임,춤이 어우러진 파티형식으로 진행했다.


모터사이클 업체인 할리데이비슨은 파격적인 신차 발표회로 주목받은 케이스.이 회사는 최근 고객 200여명을 초청,경기도 여주의 도자기 전시회장에서 신차 발표회를 열었다.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 배기음과 타악기가 어울린 공연도 마련,큰 박수를 받았다고.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신차 발표회를 단순히 차를 보여주는 행사에서 고객이 직접 해당 브랜드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는 문화 행사로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수입차 업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신차 발표회 등 마케팅 행사가 한층 대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