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액화석유가스)차량이 뜨고 있다.


LPG차는 갈수록 고급화되는 가솔린(휘발유) 승용차 및 디젤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 밀려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세에 맞춰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유가로 휘발유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데다 에너지세제 개편으로 경유값도 점차 올라가고 있어 저렴한 연료비의 LPG차가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인기 치솟는 카렌스Ⅱ와 레조


전세계적인 고유가 현상으로 인해 기름값이 뛰면서 기아자동차 카렌스Ⅱ와 GM대우 레조 등 연료비가 적게 드는 LPG차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카렌스Ⅱ는 지난달 1917대가 팔려 올 들어 월별 판매 대수로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월 판매량이 1000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7월(1381대) 이후 두번째.카렌스Ⅱ는 작년 3월 이후 월 1000대를 밑돌았다.


레조는 올초만 해도 판매량이 한달 평균 200~300대에 불과했지만 7월 이후 판매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달 판매량은 1082대로 2003년 10월 이후 2년 만에 월 판매대수 1000대를 돌파했다.


LPG를 연료로 쓰는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의 판매도 늘어나는 추세다.


다마스 판매량은 지난 7월 508대에서 지난달에는 1057대로 증가했다.


라보 판매도 같은 기간 213대에서 362대로 늘어났다.


LPG차는 2000년만 해도 25만9000여대가 팔리면서 일반 승용차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이후 디젤 SUV가 대거 출시된 데다 적은 수의 충전소,약한 출력 등의 단점이 부각되면서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2000년만 해도 총 8종의 LPG차량이 국내에서 판매됐지만 지금은 카렌스Ⅱ와 레조 등 두 종류 뿐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LPG차가 인기를 되찾으면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에 카렌스Ⅱ 후속모델을 내놓고 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부각되는 LPG차의 뛰어난 경제성


현재 국내 LPG가격은 휘발유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 1일을 기준으로 ℓ당 휘발유 가격은 1479원인 데 비해 LPG는 802원으로 LPG가 휘발유가격의 53.6%다.


최근 LPG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이는 수급 불균형에서 나오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우자동차판매 관계자는 "정부의 에너지세제 개편안에 따라 오는 2007년까지 휘발유 경유 LPG가격의 비율이 현재의 100 대 70 대 53에서 100 대 85 대 50으로 바뀐다는 점을 감안하면 LPG차량의 장점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LPG차량과 중형 승용차를 각각 4년간 굴린다고 가정할 경우 차량 가격과 각종 세제혜택,유류비 등을 감안하면 LPG차량이 1000만원 이상 싸게 먹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M대우에 따르면 2000cc급 레조(2.0 LD 엔조이)와 중형 세단인 쏘나타(엘레강스 고급형)를 올초 구입,오는 2008년까지 운행하면 레조가 1321만원이나 덜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아차도 자체 조사 결과 카렌스Ⅱ를 5년간 사용하면 중형 승용차에 비해 1000만원 이상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경유를 사용하는 SUV와 비교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적인 에너지 가격 강세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고 정부도 청정연료인 LPG사용을 늘리도록 권장하고 있기 때문에 LPG차량의 인기가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