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저금리 기조가 고착화하면서 보험 재테크도 단순 '적립'의 성격을 벗어나 '투자'로 바뀌어가고 있다. 특히 저금리의 영향으로 만기 환급금과 사고 때 지급받는 보험금이 줄어들자 위험은 있지만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형 보험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올 들어 증시 활황을 타고 적립식 펀드 못지 않게 변액보험 열풍이 거센 게 대표적인 예다. 변액보험은 계약자가 낸 보험료의 상당 부분을 펀드에 투자해 그 수익금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보험 반+투자 반'인 셈이다. 현재 종신보험과 연금보험형 변액 외에도 해약 환급금의 일정 범위 내에서 돈을 꺼내쓸 수 있는 변액유니버설보험과 생명보험에 건강보험 성격을 가미한 변액CI(Critical Illness·치명적 질병)보험 등이 있다. ◆적립식 펀드 못지 않은 인기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05회계연도 반기(4∼9월) 동안 국내 22개 생명보험사가 거둬들인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는 2조8308억원.2004회계연도 전체(2004년 4월∼2005년 3월) 수입보험료 2조2788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증시 활황 덕분에 변액보험료 납부액이 매달 증가하는 추세여서 내년 3월로 끝나는 2005회계연도 중 수입보험료는 지난 회계연도 대비 2.5배 수준인 6조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변액보험 수입보험료 증가세가 올 들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적립식 펀드보다 더 안정적인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적립식 펀드 판매 잔액의 월별 증가액은 4월 5790억원,5월 5590억원,6월 3930억원,7월 4210억원,8월 7380억원,9월 9989억원 등 증시 흐름에 따라 다소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변액보험은 꾸준한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저금리 상황에다 증시가 활황을 띠기 시작한 1980년대 중반 이후 변액보험 가입이 폭발적으로 늘어 현재는 전체 생명보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경제여건이 형성되는 사실을 감안할 때 투자형 보험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10년 이상 장기 가입하라 변액보험은 투자를 잘해 수익이 늘어나면 지급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늘어나지만 손실을 입으면 보험금도 줄어든다. 또 설계사 수당 등 사업비용과 최저 사망비용 보장을 위한 보험료 납부 등으로 20% 이상이 지출되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에 따라 단기 투자 후 보험을 해약하면 납부 보험료에 훨씬 못 미치는 환급금을 돌려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가입 2년 이내에 해약할 경우 거의 전액을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7년이 지나면 사정이 달라진다. 월 보험료 전부가 펀드에 투자되기 시작하고 펀드운용 수수료도 연 0.5∼0.8% 정도에 불과해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유리해진다. 일반 적립식 펀드의 경우 판매 및 운용 수수료가 연 2.5% 수준으로 훨씬 비싸다. 여기다 일반 펀드와 달리 변액보험은 증시 상황 및 금리 변화에 따라 약간의 수수료만 부담하면 주식형 펀드에서 채권형 펀드,또는 채권형 펀드에서 주식형 펀드로 갈아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10년 이상 보험을 유지하면 보험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변액보험은 수수료 체계와 세제 혜택 등을 고려할 때 최소 10년 이상 장기 가입할 때 일반 펀드보다 유리할 수 있는 전형적인 노후 대비용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