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술과 정보기술(IT)의 급속한 융합.'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의료기기 전시회 '메디카(MEDICA)'에서는 이런 흐름을 뚜렷하게 읽을 수 있었다. 전시회 소식지의 주요 지면을 보다폰,SAP,마이크로소프트,아이소프트(iSOFT) 등 IT업체가 차지,전시회의 테마가 IT인지 의료기기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였다. 전시회를 찾은 의사들이 특히 관심을 보인 것은 보다폰과 펜타(컴퓨터 제조회사)가 선보인 UMTS 솔루션이었다. 이 솔루션은 앰뷸런스에서 환자의 수술부위를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한 후 휴대 인터넷으로 고화질의 동영상 자료를 보내는 기술이다. 진료기록 처리에 골머리를 앓는 의사와 간호사를 위한 개인휴대단말기(PDA) 기술도 주목받았다. 의사들이 PDA에 진료기록을 손으로 쓰거나 터치스크린으로 저장해두면 자료가 중앙통제시스템으로 자동으로 보내지는 기술이다. 음성을 인식하는 PDA도 선보여 '종이없는 병원' 시대를 예고했다. 독일 본대학병원은 PDA 보급이 활성화되면 의사의 진료기록 작성시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의료전문 IT업체인 아이소프트도 눈길을 모았다. 1994년에 출범한 아이소프트는 설립된 지 11년 만에 유럽 500대 상장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세계 65개국 4190개 업체가 참여한 이번 전시회에 한국에서는 110개사가 부스를 차렸다. 독일 미국 중국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대만에 이어 7번째로 많은 규모였다. 뒤셀도르프=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